다른 중형조선소와 달리 과거 조선업 구조조정이 진행될 당시 생산규모와 기술력을 유지한 채 살아남은 덕분이다. 중형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세계 1위 위상에 더해 최근 해운 호황에 따른 피더 컨테이너선(3000TEU 이하) 주문도 밀려들고 있어 수익성이 극대화될 전망이다.
26일 현대미포조선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42억9000만달러(94척)를 수주해 연간 수주목표인 35억달러의 122%를 달성했다. 최근 2000TEU급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컨테이너선 10척도 수주해 수주목표 달성률을 140.6%로 끌어올렸다. 작년 한 해 수주액인 23억160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올해 수주실적은 석유화학제품운반(PC, Product Carrier)선과 컨테이너선이 이끌었다.
현대미포조선은 중형급 PC선 분야에서 세계 1위로 꼽힌다. PC선은 원유를 정제해 만들어지는 나프타, 휘발유, 경유 등을 운반한다. 올해 총 36척을 수주했고, 수주잔량은 67척에 이른다.
최근 해운업 호황에 따라 피더 컨테이너선도 수주도 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 3·4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현대미포조선 측에 엄청난 피더(컨테이너선)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환경규제 확대에 따라 친환경 피더 컨테이너선의 추가 발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메탄올 추진(1척), LNG 추진(10척) 피더선을 수주해 친환경 피더선 수주의 신호탄을 쐈다. 선박유를 투입하는 피더선 제작에는 큰 기술력이 필요치 않은 터라 중국시장에 우위가 있지만, 친환경 선박에선 국내 기술을 따라오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교체 시기가 다가오는 노후 피더선이 많다"며 "친환경 피더선 수요가 현대미포조선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미포조선은 과거 조선 구조조정 시기에 생산물량과 기술력을 유지한 채 살아남은 거의 유일한 중형조선소"라고 덧붙였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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