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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분석과 해법, 전문가 의견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28 17:22

수정 2021.11.28 19:05

러시아, 레드라인(Red Line) 넘어 우크라이나에 군사력 투입할까? 
유엔 등 국제사회의 우크라이나 주권 수호 분명한 의지가 관건..
© News1 DB /사진=뉴스1
© News1 DB /사진=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7월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같은 민족'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야만 안정적이고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7월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같은 민족'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야만 안정적이고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우크라이나 수호의 날인 지난 10월14일 우크라이나의 참전 용사들이 수도 키예프의 기념 집회에 참가,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서 러시아의 군사 활동이 점점 더 커지는 것에 대해 미국과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두 항구인 베르디얀스크와 마리우폴을 연결하는 수역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베르디얀스크의 새 해군 기지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CNN이 11월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사진=뉴시스
우크라이나 수호의 날인 지난 10월14일 우크라이나의 참전 용사들이 수도 키예프의 기념 집회에 참가,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서 러시아의 군사 활동이 점점 더 커지는 것에 대해 미국과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두 항구인 베르디얀스크와 마리우폴을 연결하는 수역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베르디얀스크의 새 해군 기지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CNN이 11월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러시아 국방부가 배포한 이 사진에 지난 4월22일 크림반도에서 이동중인 러시아의 군장비들 모습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군대를 증강하고 있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그런 의도가 전혀 없다면서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자신들의 공격 계획을 감추기 위해 그런 주장을 펴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러시아 국방부가 배포한 이 사진에 지난 4월22일 크림반도에서 이동중인 러시아의 군장비들 모습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군대를 증강하고 있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그런 의도가 전혀 없다면서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자신들의 공격 계획을 감추기 위해 그런 주장을 펴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오른쪽)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국무장관과 지난 11월 10일(현지시간) 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오른쪽)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국무장관과 지난 11월 10일(현지시간) 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지대로 9~10만여명의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이를 우려의 시각으로 지켜보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내년 초 우크라이나로 침공할 확률이 높다고 분석하고 동맹국들과 예상 경로까지 공유하고 있다.

러시아의 동맹인 벨라루스와 남쪽 크림반도 두곳의 경로를 통해 러시아 대규모 병력이 우크라이나로 침공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러시아는 이미 2014년 우크라이나에 친서방 정권이 들어서자 동유럽에서 러시아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부동항 크림 반도를 확보하기 위해 무력을 동원 점유했다.

지구촌은 팬데믹과 미국의 대중국에 대한 견제와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난민 사태가 발생한 벨라루스와 함께, 우크라이나는 친러시아 동맹과 친서방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럽의 긴장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러시아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시 민병대 침투, 친러시아계 주민 포섭... '회색지대 강압' 전략 사용
이에 대해 반길주 인하대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러시아는 2014년 서유럽과 군사적으로 정면충돌하지 않는 '회색지대 강압'이라는 우회적 전략으로 크림반도 합병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러시아는 정규군을 투입하는 대신 민병을 침투시켜 친러시아계 주민을 포섭함으로써 외부의 군사개입 명분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러시아는 군사적 전면공격이라는 레드라인을 넘지 않으면서 크림반도를 손아귀에 넣었기에 “싸우지 않고 승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반 센터장은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합병에 가장 큰 걸림돌은 물론 미국이다. 한편 미국은 대중국견제에 매진하는 상황"이라며 "미국이 러시아까지 대응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오판으로 병력 투입에 나설 수 있는 개연성을 전혀 부인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푸틴은 2018년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다리의 개통식에 참석하고 직접 운전하고 건넜다. 그런 모습에서 크림반도 합병에 성공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넘보고 있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이번에도 회색지대 강압 전략을 발전시키고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의도 파악이 쉽지 않고 의도를 간파해도 군사적 대응과 같은 명확한 조치가 난해한 지점을 파고들 것이라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반 센터장은 그러면서 "회색지대 역학의 차단을 위해서는 단지 미국뿐 아니라 나토, 유엔 등 국제사회의 우크라이나 주권 수호에 대한 분명한 의지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다는 강력하고 명백한 신호를 러시아에 보내야 러시아의 레드라인 침범 오판도 막을 수 있고 회색지대 전략도 상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불안정성 증가시켜 러시아의 세력권 두려는 군사안보 및 정치적인 의도
이에 대해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러시아의 노림수는 우크라이나의 불안정성을 증가시켜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어려운 실패국가와 같은 상태를 유지, 러시아의 세력권에 두는 것이 국익관점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입장에선 우크라이나 정부가 친유럽적인 모습을 보여 왔는데, 이를 방관하지 않겠다는 것, 우크라이나가 안정화되고 정상적인 친유럽 국가가 되는 것을 러시아가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또 "우크라이나는 ‘이익의 균형(balance of interest)’ 차원에서 보면 러시아의 관점에선 ‘매우’ 중요하지만, 서방세계에는 그렇지 못하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투여하는 군사자원만큼 서구세계는 우크라이나 방어에 투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푸틴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유럽은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서방세계가 러시아를 대상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한다는 것도 러시아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특히 독일의 경우 러시아와 노드스트림 II를 추진하면서 푸틴을 도와주고 있는 형국이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나발니 암살 시도와 투옥으로 조성된 러시아 내 반푸틴 정서도 잠재우겠다는 목적도 있는 것 같다. 군사안보적으로 긴장상태가 조성이 되면 국내정치적인 관점에서 푸틴에게 유리할 것"이라며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을 쉽게 강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크리미아 합병 후 서방세계의 강도 높은 제재를 받고 있다. 침공을 감행하면 러시아의 에너지 기업과 금융기관은 더 강화된 제재를 받아 현재 러시아의 경제상황을 감안한다면 경제적인 고통이 상당히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미국의 천연가스가 유럽으로 수입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한다. 그래야 철저한 외교적 도구로 사용하는 러시아 천연가스 대한 유럽의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며 "서구세계가 러시아를 상대로 단일대오를 형성할 수 있어야 푸틴의 퇴행적인 행보를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상황 ,남북한 한반도에 시사점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한국과 북한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크라이나는 1994년 부다페스트 각서에 서명하면서 핵을 포기했다. 핵포기 조건은 러시아 미국 영국이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영토보전을 보장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러시아는 크림 반도를 합병했고, 미국과 영국은 속수무책이었다.

김 교수는 "한국은 북한핵 위협을 미국의 확장억지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서울을 지키기 위해 미국이 LA나 시카고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감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며 "자체 핵무장 주장과, 미국 전술핵 반입이나 핵공유 제안들이 나오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북한 역시 핵을 포기하고 결국 무너지고 만 리비아의 가다피 정권과 이라크의 후세인 정권의 몰락을 보고, 이제 우크라이나의 고초를 보면, 절대 핵을 포기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더 굳혀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지난 7월 초부터 영변 핵시설에서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생산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북핵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8월 2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현재 대한민국, 38선 남쪽엔 핵무기가 없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해법에 고심이 깊어간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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