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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시선] 다음 대통령은 청년의 삶 전반 고민해야

김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28 18:31

수정 2021.11.29 09:03

[강남시선] 다음 대통령은 청년의 삶 전반 고민해야


문재인정부 청년정책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2019년 4월 청와대 간담회에서 한 청년단체 대표가 "정권이 바뀌었지만 정부의 청년 대책은 달라진 게 없다"며 눈물을 터뜨린 모습이 생생하다. 그는 정부가 청년문제를 인식하는 방식이 대개 단편적이라고 했다. 청년의 삶 전반을 진중하게 해석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런 '눈물의 호소'에 많은 젊은이가 공감했다.

사회 첫발이 곧 취업절벽이고, 학교에서 배운 것은 별 쓸모가 없다.
청년들은 촘촘한 기득권 틈바구니에서 뭘 할 수 있을지 암울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분석은 이런 현실을 말해준다. 올 상반기 청년층(15~29세)의 체감 경제고통지수는 27.2로 2015년 집계 이후 최고치다. 경제고통지수는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해 경제적 삶의 질을 측정하는 지표다.

청년은 항목마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훨씬 높아 그들의 고달픈 현실을 짐작케 한다.

젊은 세대가 이런 고통을 겪는 것은 '일자리 절벽' 때문이다. 결혼도 출산도 인간관계도 포기한 'MZ세대'의 자조(自嘲)와 탄식 소리는 커져만 간다.

청년들은 '공정함'에 대한 감수성이 남다르다. 이런 그들에게 '내로남불'식 태도는 또 다른 좌절을 안긴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같은 자포자기를 부른 게 남의 나라 얘기만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방으로 들어간 은둔형 외톨이들이 많다. 정확한 통계도 없다. 이들은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이들에 대한 문제의식도 갖지 못한다. 코로나19 등 경제 악화로 은둔 현상은 더 심화됐다.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하고, 다니던 직장에서도 배제되며 외톨이들은 방문을 걸어 잠갔다. 방에 들어간 청년 외톨이들의 경제적 손실도 그렇지만,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재앙이 될 수 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15~29세) 분석에 6월 기준으로 3년 이상 장기 미취업 상태인 청년은 27만8000명이다. 이들 중 대부분 청년이 그냥 집 등에서 시간을 보낸다.

지금이라도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함께 하자고 해야 한다.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우선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청년들에게 절박한 것은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꿈과 비전이다. 이게 보이지 않아 동굴 속에 들어간 것이다. 청년들이 미래의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일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청년들이 미래의 대통령에 바라는 것을 주제로 청년 회원 636명을 대상으로 설문했다. 그 결과 지금보다 더 공정한 경쟁과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는 사회 만들기(29.5%)를 가장 원했다.
다음 대통령은 청년의 삶을 고민하는 정부여야 하는 이유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사회부장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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