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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오미크론 공포, 방역·경제 대책 달라져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28 18:32

수정 2021.11.28 18:32

세계 금융시장 요동
경기 회복세에 찬물
정부가 27일 남아프리카 일대에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아프리카 8개국의 입국 제한 조치를 결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긴급 방역회의를 주재한다. 28일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27일 남아프리카 일대에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아프리카 8개국의 입국 제한 조치를 결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긴급 방역회의를 주재한다. 28일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세계 금융시장이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공포로 요동쳤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2% 넘게 급락했다. 영국 증시는 3%, 독일과 프랑스 증시는 4% 넘게 하락했다. 국제유가도 뚝 떨어졌다. 뉴욕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3%, 런던에서 브렌트유는 11% 넘게 빠졌다. 한마디로 세계 금융·원자재 시장이 오미크론 공포에 휩싸인 모양새다.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난주 세계보건기구(WHO)는 긴급회의에서 아프리카에서 퍼지기 시작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오미크론이란 이름을 붙임과 동시에 우려변이 바이러스로 지정했다. 우려변이는 전파 속도와 치명률이 심각하고 기존 치료법이나 백신에 대한 저항력이 크다는 뜻이다. 최악의 경우 기존 백신 또는 치료제를 무력화할 수 있다. 오미크론은 보츠와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여러 나라를 거쳐 유럽에 상륙했다. 홍콩, 필리핀 등 아시아권도 비상이다. 국내 방역 당국도 27일 남아공 등 아프리카 8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지금 각국은 코로나 일상회복 정책을 펼치는 중이다. 한국도 11월부터 이에 동참했다. 하지만 '위드코로나'는 거저 오지 않는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했고, 중증환자도 크게 늘었다. 백신 효능이 점차 떨어지면서 돌파감염도 흔하다. 이 마당에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했다. 겨우 회복세를 보이던 세계 경제에 대형 악재가 등장했다.

방역당국에 당부한다. 일상회복을 일시 중단하는 카드도 검토하기 바란다. 정부는 28일 김부겸 총리 주재로 국무위원 간담회를 가졌다. 이어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긴급 방역회의를 주재한다. 26일 김 총리는 "(위드코로나 이전으로 복귀하는) 후퇴 카드를 쓰긴 어렵다"고 말했다. 총리의 고충을 이해한다. '후퇴'는 당장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반발을 부른다. 하지만 앞으로 죽 나아가려면 일보후퇴가 불가피한 때도 있다. 지금이 바로 그런 때가 아닌가 한다. 물론 자영업자 등 정책 피해자들에 대한 배려는 필수다.

이 시점에 특히 한국은행에 당부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은 1%로 올렸다. 8월에 이어 두번째 인상이다. 물가불안에 한발 앞서 대응하려는 한은의 노력을 평가한다. 하지만 자칫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다. 게다가 오미크론 변이라는 돌발 변수까지 생겼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내년 초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차기 금통위 회의에선 더욱 신중한 판단을 당부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장군멍군식으로 진행 중이다. 우리가 백신·치료제를 개발하면, 코로나는 또 다른 변이로 살아남으려 기를 쓴다.
오미크론에서 보듯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코로나 극복은 희망만으로 이룰 수 없다.
이 냉엄한 현실을 직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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