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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존용량 70~80% 땐 전기차엔 못써... 고출력 아닌 용도로는 10년 더 사용 [길잃은 ‘사용후 배터리시장’]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28 18:38

수정 2021.11.28 18:38

사용후 배터리, 얼마나 쓸수 있나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는 매립이나 소각이 안되고 물에 닿으면 화재 위험성이 높아 폐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를 자원으로 다시 활용하면 리튬·코발트 등 희귀금속 추출이 가능하고 용도를 바꿔 재사용이 가능하다.

28일 업계와 에너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잔존 용량이 초기용량 대비 70~80% 수준으로 떨어지면 전기차에 더 사용하지 못한다. 이를 사용후 배터리라고 한다.

전기차의 경우 사용기간에 따라 충전속도와 용량이 줄게 돼 5~10년간 15만~20만㎞를 주행하면 배터리를 교체해야 한다.

성능이 떨어진 배터리는 급제동, 가속 등의 고출력을 요구하는 자동차에는 사용할 수 없지만, 고출력을 요구하지 않는 용도로 변환하면 사용이 가능하다.
남은 용량을 활용하면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더 쓸 수 있다.

사용후 배터리는 흔히 '폐배터리'로도 쓰이지만, 에경연은 폐기물로서 처분 수단의 의미가 강한 폐배터리보다는 한 번 쓰고 난 이후라는 뜻의 사용후 배터리라는 용어가 보다 적합하다고 봤다.

이렇게 분리된 사용후 배터리는 폐배터리에서 원재료를 추출하는 배터리 재활용과 사용후 배터리를 차량용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배터리 재사용으로 나뉜다.

재활용은 배터리를 분해해 코발트, 리튬, 니켈 등 희귀금속을 추출해 다시 활용한다. 이들 금속은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로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이를 추출해 원재료를 확보하면 신규 배터리의 원가를 낮추고 환경오염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는다.

재사용 방식으로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무정전 전원장치(UPS) 등이 대표적이다. 재사용은 배터리 팩 단위뿐 아니라 하위 단위까지 분해해 사용할 수 있다.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저감 차원에서도 재사용 및 재활용은 큰 영향력을 미친다. 에경연은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사용·재활용은 개당 온실가스 48.8㎏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사용후 배터리가 쏟아져나올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사용후 배터리 관련 시장은 2019년 기준 1조6500억원에서 2030년 약 20조2000억원을 넘어 2050년 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3사는 물론 완성차 업체들도 사용후 배터리를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시장 선점에 뛰어들고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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