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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싱논란’ 잠적한 이준석, ‘자중지란’ 휩싸인 윤석열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30 17:43

수정 2021.11.30 18:01

일정 무시에 반대하던 이수정 영입
李는 SNS에 "그렇다면 여기까지"
김종인 영입 불발에 내분까지 겹쳐
문고리 논란 등 악재 진화에 진땀
이준석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당 대표 패싱 논란에 이준석 대표(사진)가 향후 모든 일정 취소 계획을 밝히며 잠적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영입 보류 이후 이 대표 패싱 논란으로 자중지란이 확대되면서 윤 후보 대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윤 후보는 11월30일 충북 청주시 2차전지 제조기업인 '클레버'를 방문한 뒤 선대위 내부에서 이 대표 패싱 논란의 원인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저도 잘 모르겠다. 저는 후보로서 역할을 다 하는 것 뿐"이라고 했다.


선대위 일정 미통보와 이 대표가 영입에 반대하던 이수정 경기대교수 영입 등으로 당대표 패싱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윤 후보마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비판 발언에 옹호하는 듯한 입장을 취하자 이 대표가 잠적한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고 밝히며 추가 일정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 대표실은 이날 기자들에게 "금일 이후 이준석 당대표의 모든 공식 일정은 취소됐다"고 전했다. 당 대표실은 이어 "당 관계자 등 언론에서 보도되는 당대표 관련 모든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논란은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이 대표 잠적 소식에 당 중진들도 분주히 움직였다.

국회부의장인 정진석 의원 주재로 당내 4선 이상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모여 선대위 내분 양상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대책마련에 나섰다. 당 중진들은 12월2일 저녁에도 다시 만나 당내 갈등 봉합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 후보측과 이 대표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윤 후보 대선가도에 비상등이 켜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2월6일 선대위 출범을 앞두고 당내 분란이 재현되면서 정상적인 선대위 가동이 어려울 수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당 일각에선 선대위 출범 전부터 정권교체 여론에 취해 당내 권력다툼이 가시화된 것 자체가 향후 윤 후보에게 치명타가 될 수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보이콧 가능성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밝힐 만큼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조만간 갈등 봉합에 나설 것이란 시각도 있다.

그러나 윤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을 배제한 채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원톱 체제로 선대위를 꾸리고 나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내 분란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당 핵심관계자는 "후보와 대표, 김종인 변수가 표출되면서 선대위 출범 시점에 나온 윤 후보 지지율이 이재명 후보에게 밀리기라도 한다면 정말 치명적일 수 있다"며 "당장은 큰 악재가 아니라고 해도 당내 갈등을 잠재우지 못한다면 캠프가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태호 의원도 "이기는 선거도 끝까지 겸손해야 하는데, 이번 대선은 결코 녹록한 선거가 아니다"라며 "차, 포 다 떼고 이길 수 있는 판이 아니다. 후보가 리더십을 발휘할 때다.
후보의 눈과 귀를 가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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