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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NFT기업 CB 발행에… 기관들, 뭉칫돈 넣었다[전환사채 시장도 '신산업']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30 18:03

수정 2021.11.30 18:03

0% 금리에도 성장성에 베팅
하이브·비덴트·블루베리 NFT
지난달 투자금 확보 잇따라
메타버스·NFT기업 CB 발행에… 기관들, 뭉칫돈 넣었다[전환사채 시장도 '신산업']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대체불가능토큰(NFT) 관련 기업들이 전환사채(CB) 발행으로 투자금 확보에 나섰다. 주로 메타버스 및 NFT 관련 기업 인수합병(M&A) 및 사업망 확대 자금을 마련하려는 목적이다. 0%에 가까운 금리에도 기관투자자들은 향후 주식 시세차익을 노리고 메타버스, NFT 성장성에 뭉칫돈을 베팅했다.

11월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월 한달간 BTS 소속사 하이브를 비롯해 알체라, 블루베리 NFT, 비덴트 등 메타버스·NFT 관련주로 꼽히는 기업들의 CB가 대거 발행됐다.

CB는 통상 신용도는 낮지만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기업들이 주로 활용하는 자본조달 수단이다. CB 투자자가 전환권을 행사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기업으로선 부채가 줄어들고 자본금이 늘어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코스닥 상장사 알체라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11월 29일 230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다. 알체라는 인공지능(AI) 영상인식 기업으로 메타버스 관련주로 꼽힌다.

알체라 관계자는 "이번 조달자금은 AI 기술력 강화, 기존사업 확장 및 신사업 진출 목적의 기업인수, 연구개발(R&D) 및 해외사업망 확대, 기업운영 등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CB는 표면이율은 0%에도 불구하고 한양증권, 타임폴리오자산운용, IBK캐피탈, 신한캐피탈 등이 적극 투자했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기업은행 등은 신탁업자의 지위에서 해당 CB를 인수했다.

경남제약의 모회사인 블루베리 NFT도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같은 날 5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표면이자율, 만기이자율은 각각 연 5.0% 수준이다. 해당 CB를 인수한 것은 김병진 경남제약 회장의 100% 개인회사 메타플렉스이다.

블루베리 NFT는 프로스포츠영상 NFT 플랫폼을 준비 중으로 자금 소요가 예상된다. 또한 향후 김 회장이 CB 전환권을 행사해 블루베리 NFT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블루베리 NFT가 경남제약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메타버스·NFT 관련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비덴트도 11월 25일 피엔알1호조합을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회사는 이번 CB 발행자금을 NFT 관련기업 인수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연 1.0% 수준으로 낮지만 해당 조합에는 다수의 기업 및 기타 투자자가 합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CB 발행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주식전환권을 청구해 수익금을 창출할 수 있고, 주가가 오르지 않더라도 (CB를) 만기까지 보유하면 이자율을 받고 원금을 보전받는다"면서 "회사 입장에서도 단기간에 저렴한 이자로 조달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CB를 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1월 5일 BTS 소속사 하이브는 NFT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며 40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해당 CB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0% 수준이었음에도 미래에셋증권이 3900억원을 인수하고 나머지 100억원은 한성수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인수했다.

하이브는 CB 조달자금으로 5000억원 상당의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주식 86만1004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한편 11월 메타버스, NFT 관련 기업들이 대거 CB 발행에 나선 것을 두고 CB 전환가액 상향조정 의무화가 시행(12월 도입)되기 이전 막차를 타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콤체크시스템에 따르면 11월 기업들이 한달 동안 발행한 CB 규모는 1조4639억원(11월 29일 기준)에 달했다.
이는 전월 (5522억원) 대비 3배에 가까운 규모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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