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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꼬박 일하는데 월급 36만원... 장애인 보호 못하는 '보호작업장'

포장·조립 등 업무 전국 619곳
70%이상이 최저임금도 못받아
작업장 대부분은 규모 영세해
일부선 고용부담금 활용 주장
하루 꼬박 일하는데 월급 36만원... 장애인 보호 못하는 '보호작업장'
장애인 보호작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인들이 장시간 노동에도 초저임금을 받는 등 열악한 노동 조건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 작업장은 장애인 복지법 제37조에 명시된 직업 재활 시설의 일종이다. 법령에 따르면 보호작업장은 취업이 곤란한 장애인에게 필요한 훈련을 통해 직업을 주는 곳으로 사실상 일터다. 이곳에서 장애인들은 장갑이나 볼펜 등 학용품 포장, 휴대폰 부품 조립, 제빵, 빵 포장 등 업무를 맡는다.

■최저임금 미만 7371명

8일 강은미 정의당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전국 619개 보호 작업장에서 최저임금 이상을 받는 장애인은 2702명이다. 최저임금 미만을 받는 사람은 7371명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못하는 장애인들의 월 평균임금은 올해 기준 36만3441원이다. 정신장애를 가지고 보호 작업장에서 제조·포장 일을 하는 A씨(30)는 주5일 오전 9시에 출근해 늦으면 오후 7~8시까지 일하면서 기본급으로 월 30만원 정도를 받는다. 이는 장애인에게 법정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 때문이다. 최저임급법 제7조에 따르면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사람은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법이 반인권적이고 기준도 추상적이라고 지적한다.

조한진 대구대 장애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에 장애인을 포함한 것 자체가 반인권적"이라며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도 지난 2014년 한국 정부에 최저임금 적용 제외 규정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조미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 기준이 '유사한 직종에서 최저임금을 받는 다른 근로자 중 가장 낮은 근로능력자의 평균작업능력에도 미치지 못하는 자'라고 돼 있다"며 "컨디션이나 직무 환경, 직업 태도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직무 능력을 과연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조 변호사는 이어 "실제 현장에서는 장애인 노동자가 기초 생활 수급자인지 등을 고려해 판단하기도 한다"며 "법에 명시된 근무 능력 평가는 자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애인 직업 능력은 사업주가 고용노동부에 신청하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평가하는 구조다.

■"고용부담금 활용한 지원 필요"

보호 작업장은 규모가 영세해 최저임금 적용 제외와 고용 장려금 등을 통해 겨우 작업장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 소재 한 보호 작업장 관계자는 "보호 작업장에서는 장애인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할 만큼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에 '고용 부담금'을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조 교수는 "개별 사업장에 최저임금을 보장하라는 것은 사실 좀 무리가 있을 수 있다"며 "장애로 인한 생산성 감소 부분을 국가가 측정해 보전하는 식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장애인고용의무제도에 따라 상시근로자가 50인 이상인 기업은 일정 비율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고용 부담금을 내야 하는데 (쌓인 고용 부담금 액수가) 지금 거의 1조원에 가깝다"며 "이를 장애인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재원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