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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구조조정 초읽기 헝다, 뇌물·방역수칙·성폭행 미수 겹악재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09 15:29

수정 2021.12.09 16:08

- 헝다 경영진, 홍콩 관리들에게 한도액 넘는 선물 주고 코로나 방역수칙 위반해 만찬, 일부는 여성 성폭행 미수에 법정행
중국 베이징에 보이는 헝다그룹 신주택 개발 전시실 건물. /사진=AP·뉴시스
중국 베이징에 보이는 헝다그룹 신주택 개발 전시실 건물. /사진=AP·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파산 구조조정 초읽기에 들어간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의 경영진이 홍콩 고위 공무원들에게 부적절한 선물을 대접하고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했으며 여성을 성폭행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헝다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지방정부까지 나서 사실상 ‘질서 있는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에서 동시 다발적 악재가 터진 셈이다.

9일 경제 매체 차이신은 홍콩01을 인용, 홍콩 정부의 조사가 뒤따를 것이라며 이 같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홍콩 입국처 고위 간부 2명은 헝다 집행이사 겸 홍콩 회사 총경리인 황셴구이로부터 3388홍콩달러짜리(약 51만원) 호텔 추석 선물을 받고도 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헝다 내부 문건을 보면 입국처 고위층 주소와 사진이 기록돼 있고 선물 바구니에는 이들 고위 관계자의 이름도 적혀 있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이들이 받은 선물 바구니는 고급 호텔에서 주문한 것으로 월병, 샴페인, 중국차 등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관리들은 중국 매체에 “선물을 보낸 헝다 경영진과는 여러 해 동안 알고 지냈으며 중추절 마음이라며 선물을 보내왔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매체는 홍콩 ‘뇌물방지조례’의 경우 모든 공무원은 허가를 받지 않고 어떠한 이익도 취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생일 등 특별한 사정으로 선물을 받을 때도 최대 상한액 3000홍콩달러를 넘으면 당국의 특별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헝다 경영진이 부적절한 사건에 휘말린 사건은 처음이 아니다. 올해 7월에는 헝다투자자관계센터 상임부총경리가 코로나19 집합금지명령을 어기고 홍콩 보안국 고위 관리 등 9명과 모여 만찬을 즐겼다가 들통이 났다. 그는 또 파티에 참석 후 여성 참석자를 성폭행 하려다 미수에 그쳐 법정에 서기도 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해당 만찬 장소는 1인당 3880달러에 저녁 세트를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헝다는 지난 6일 만기가 도래한 계열사 징청의 달러 채권 이자 8249만 달러(약 976억원)을 지급하지 못했다.
그러나 헝다와 채권 보유인 등은 아직 디폴트를 공식 선언하지 않은 상태다.

대신 헝다는 쉬자인 회장 등 헝다 경영진 2명과 국유기업·자산관리회사·증권회사·법률회사에서 파견한 5명으로 구성된 위험해소위원회를 꾸렸다.
사실상 정부가 주도하는 이 위원회는 앞서 광둥성 정부가 파견한 업무팀과 함께 헝다의 실질적인 정확한 부채 규모를 파악한 뒤 채무조정 및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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