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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절 100세 설계]겨울철 증가하는 낙상 사고, 노년기 건강 복병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11 06:00

수정 2021.12.11 06:00

[척추·관절 100세 설계]겨울철 증가하는 낙상 사고, 노년기 건강 복병


[파이낸셜뉴스] # 작년 빙판길 낙상사고로 응급실을 찾았던 최씨(여, 71세)는 얼마 전 욕실에서 미끄러지면서 넘어졌다. 다시 병원을 찾은 최씨는 고관절 골절로 입원치료를 받아야 했다.# 아침 산책을 나갔던 황씨(여. 75세)는 블랙 아이스로 인해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가벼운 타박상 정도로 생각하고 파스만 붙인 채 며칠을 보냈다. 그런데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허리 통증이 지속되더니 돌아눕거나 기침을 할 때도 허리에 울리는 통증이 있었다. 병원을 찾은 황씨는 척추압박골절이라는 진단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


겨울철이 되면 노년층이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빙판길 낙상사고다. 젊은 사람이라면 가벼운 찰과상으로 끝날 수 있는 사고가 뼈가 약한 노년층에서는 고관절 골절이나 척추압박골절 등의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3분의 1은 낙상을 경험하고, 낙상 경험자의 반 이상에게 반복적 낙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특히 낙상은 외출 자제로 인한 운동 부족을 야기하고 이는 다시 낙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는 골다공증에 의해 쉽게 손상될 수 있는 부위로 골다공증으로 인해 뼈의 강도가 약해진 노년층에서는 황씨와 같이 넘어지는 순간 척추에 많은 하중이 가해지면서 척추압박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우 통증으로 보행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으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허리에 욱신거리거나 찌릿찌릿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낙상 사고 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허리 쪽에 통증이 발생한 경우,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보행이 불가능한 경우, 요통이 심한 경우라면 요추압박골절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어느 정도 통증이 사라진 후에도 허리를 바로 펼 수 없어 불안정한 자세로 보행해야 한다면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요추압박골절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불안정한 자세를 지속한다면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에도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고령층에서 발생한 척추압박골절의 경우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안정치료, 보조기 사용 등의 보존적 치료 방법을 우선 시행한다. 하지만 치료기간이 지나도 호전이 없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 척추 분리증이 나타난 경우에는 시술 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겨울철, 노년층의 낙상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눈이 많이 내리거나 길이 얼어 미끄러운 날에는 가능한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춥다고 운동을 하지 않거나 거동을 줄이면 심폐기능이 저하되고 하지 근력의 감소로 낙상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기온이 올라가는 낮시간을 이용해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낙상사고는 실내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욕실 등의 물기 제거, 미끄럼 방지 매트 사용, 손잡이 설치 등도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박재현 원장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 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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