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입양한 푸들 19마리 살해하고 매립한…어느 40대 공기업 직원 만행

김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11 09:00

수정 2021.12.11 09:00

직원, 보직 해임…공기업“출근 안하고 있다”
푸들만 골라 입양 엽기적인 수법으로 학대
사체를 아파트 화단에 매립하고 거짓 반복
공기업 직원의 손에 죽어간 푸들 들의 생전 모습. 군산길고양이돌보미 제공
공기업 직원의 손에 죽어간 푸들 들의 생전 모습. 군산길고양이돌보미 제공


[파이낸셜뉴스] 푸들 등 개 19마리를 입양해 잔혹하게 학대 살해한 뒤 불법 매립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그가 재직 중이던 공기업에서 보직 해임됐다.

푸들을 학대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는 A씨가 다니는 공기업 관계자는 11일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A씨는 보직 해임된 상태이며, 현재 출근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부터 올해 10월까지 약 1년간 전북 군산에 있는 사택과 경기도 자택을 오가며 전국 각지에서 소형견을 입양한 후 학대·살해했다. 그러다 지난 6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군산경찰서에 입건돼 조사를 받았다.

A씨는 강아지를 물에 담가 숨을 못 쉬게 하거나, 불에 닿게하는 식으로 고문을 했다. 그리고는 아파트 화단에 고문해 죽인 강아지 사체를 묻었다.
발견된 사체만 8구. 두개골과 하악골 골절, 몸 곳곳에서 화상이 관찰됐다.

A씨가 학대해서 죽인 총 19마리의 개 중 16마리가 푸들 종으로 밝혀졌다.

동물학대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학대 후 살해한 개 사체. 피의자는 개들의 사체를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화단에 불법매립했다. (사진=군산길고양이돌보미 공식 페이스북)
동물학대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학대 후 살해한 개 사체. 피의자는 개들의 사체를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화단에 불법매립했다. (사진=군산길고양이돌보미 공식 페이스북)

A씨에게 개를 입양 보냈던 견주들은 그와 연락이 되지 않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제를 수면위로 올렸다.

차은영 전북 군산길고양이돌보미 대표가 A씨에게 자백을 받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3일 A씨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도주우려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음’을 이유로 기각했다. 특히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범행을 저지른 이유로 ‘심신미약’과 ‘정신질환’을 주장했다.

■강아지 죽이고 매립한 범죄자 신상공개 靑 청원

강아지를 학대하고 잔인하게 살해·유기한 이 남성을 엄벌하고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푸들만 19마리 입양! 온갖 고문으로 강아지를 잔혹하게 죽이고 매립한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청원 글이 지난 7일 올라와 이날 현재 11만80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가해자가 심신미약과 정신질환을 주장하고 있지만, 학대 수법이 지금까지의 동물 학대와 다른 정교함과 치밀함, 대범함 등 복합적인 성향이 보인다”며 “피해자가 알지 못했다면 가해자는 계속 같은 범행을 저지르고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물 잔혹 범죄의 피해자가 더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동물보호법이 강화되는 시발점이 되도록 청원에 동의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이 사건을 최초로 외부에 폭로한 ‘군산길고양이돌보미’는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모집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온라인으로 5800여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입양한 푸들 19마리 살해하고 매립한…어느 40대 공기업 직원 만행

■끔찍한 학대 살인 행위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나

군산 경찰서, 군산길고양이돌보미에 따르면 이 남성이 푸들을 분양받기 시작한 건 지난 3월부터다. A씨는 반려견 애호가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 등에서 푸들을 입양했다. A씨는 이런 식으로 지난 10월까지 19마리를 입양했다.

차은영 군산길고양이돌보미 대표가 A씨가 거주하는 집을 찾아 갔을 때 개는 한 마리도 없었다.

8마리는 A씨가 거주하는 아파트 인근 화단에서 처참하게 죽은 채 발견됐고 11마리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차 대표는 “이 사건은 여러 가지 특이한 점이 많다”며 “가해자는 푸들이라는 종에 집착하고, 공공기관에 다니는 정상적인 사회인에게 벌어진 가학적인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범죄 대상이 유기견이 아닌 입양하는 방식을 택한 것도 섬뜩하다”며 “사체를 대범하게 아파트에 매립한 거나, 학대 후 치료하고 다시 학대했다는 것이 끔찍하다. 마치 학대실험을 한 듯 엽기적인 행위를 했다”고 덧붙였다.


전북 군산에서 A씨(41)가 입양한 뒤 학대·살해 및 유기한 개의 부검 현장 모습. 등쪽에 화상 자국이 선명하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차은영 군산길고양이돌보미 대표 제공)
전북 군산에서 A씨(41)가 입양한 뒤 학대·살해 및 유기한 개의 부검 현장 모습. 등쪽에 화상 자국이 선명하다.(차은영 군산길고양이돌보미 대표 제공)


■푸들 19마리 입양 학대 후 살해 사건개요


8월18일 푸들(초파)입양 한달 후 입양자 A씨는 견주에게 잃어 버렸다고 함.

8월29일 각기 다른 푸들 견주에게 2마리(미소, 초코) 입양. 한달 후 잃어버렸다함.

10월24일 푸들(모카) 입양 한달 후 견주에게 잃어버렸다함.

11월 23일 온라인에 실종전단지를 올리며 찾던 중 또 다른 견주 동일인물에게 입양 확인.

11월 25일 또 다른 견주(초코)도 입양 동일인물 확인. 문제의 심각성 판단.

11월 27일 차은영 군산길고양이 돌보미 대표 견주들 함께 A씨 찾아감. 경찰서에 사건의뢰.

11월 28, 29일 입양자 A씨는 이슈화가 되어 직장을 짤릴 위기라며 잃어 버렸다고 주장.

11월 29일 차은영 군산길고양이돌보미 대표와 단체관계자들이 입양자 집 재차 방문.

*차은영 대표의 설득 끝에 그동안 입양한 푸들 모두 죽였다는 자백을 받음.

*군산길고양이돌보미 단체에서 입양자가 거주하는 아파트 화단에서 두마리의 사체 꺼냄

11월 30일 자백. 증거자료 가지고 경찰서로 공식 사건접수.

12월 1일 경찰수사중 가해자 A씨 직장에서 휴가.

12월 2일 차은영 대표 가해자 집 다시 가보니, 거주지 아파트 땅 여러 군데가 파헤쳐 있었음.

12월 3일 가해자 A씨 심신미약과 정신질환이라며 혐의 전면 부인.

12월 4일 구속영장 신청. 재판부에서 구속영장 기각.

12월7일 청와대 국민청원 개시 엄벌처벌 촉구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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