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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재건축 신청… 서울시 신통기획 우선순위 매긴다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12 17:42

수정 2021.12.12 17:42

속도조절 나선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단지 많아 이주 늘면
임대차 시장 불안 초래할수도
필요단지 위주 우선추진 할듯
시 "신청기준 마련 내부검토중"
너도나도 재건축 신청… 서울시 신통기획 우선순위 매긴다
오세훈표 민간 정비사업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이 재개발에 이어 재건축에서도 흥행을 넘어 과열 조짐을 보이자 서울시가 우선순위 기준 마련 등 속도조절에 나선다. 지난달 한보미도맨션(대치 미도)의 첫 신통기획 재건축 신청 이후 한달새 서울시에 접수된 단지만 12곳에 이른다. 최근에는 신통기획 재건축 활성화에 따른 기대심리가 부동산 가격에 반영되고 있어 서울시는 해당 단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도 검토하고 있다.

■'이젠 과열 걱정' 우선순위 기준 마련

12일 서울시는 재건축 단지들의 신통기획 신청이 최근 잇따르며 과열 양상을 보이자 속도조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너무 많은 재건축 단지들이 신청하면 철거 뒤 이주수요 급증에 따른 임대차 시장 불안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청한 단지들은 모두 신통기획을 적용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시급하고 꼭 필요한 단지 위주로 우선 추진하는 신청 기준 마련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에 신통기획 재건축을 신청한 단지는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대치미도)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양 △구로구 궁동 우신빌라 △송파구 송파동 한양2차 △송파구 신천동 장미 1, 2, 3차 △강동구 명일동 고덕현대 △서초구 서초동 진흥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3구역 △강북구 미아동 미아4-1구역 △양천구 목동 목동6단지 등 총 12곳이다.

신통기획 재건축은 재건축 단지의 동 배치, 임대 비율 등 기본계획 기획단계부터 서울시가 참여해 통상 5년여가 걸리는 심의 기간을 2년 이하로 대폭 단축하는 방식이다. 당초 오 시장 취임 초 '공공기획 재건축'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했으나 명칭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신통기획으로 명칭을 바꾸고 적극적인 주민설명회를 통해 지난달 초 대치 미도가 1호 신청에 나서자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앞다퉈 참여하고 있다.

■은마 등 신청 서두를듯… 토지거래 규제 검토

서울시가 신통기획 재건축 흥행에도 우선 추진 방침으로 돌아선 건 동시다발적인 재건축 이주시 전월세 시장을 불안하게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2210가구의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이주 수요로 인근 전세난이 심화된 바 있다. 반포1단지 이주 수요가 반포뿐 아니라 방배동, 잠원동 등의 전세 가격까지 동반상승시키는 모습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초구의 아파트 전셋가격 상승률은 6월 한달 간 1.65%가 올랐다. 이는 서울 평균(0.38%)의 4배에 달하는 수치로, 반포주공 재건축 이주 수요가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서울시는 우선순위 기준 마련 전까지 신청 단지는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미 신청한 단지들은 감당이 가능한 수준이고, 어느정도 계획을 세운 곳도 있어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신통기획 재건축 신청을 추진하는 단지들의 행보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현재 압구정 2·4·5구역, 대치동 은마, 개포동 경·우·현(경남·우성3차·현대1차) 등이 대표적이다.

압구정의 한 조합 관계자는 "이사회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된 만큼 대의원회 통과도 낙관적으로 예상돼 신청을 서두를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신통기획 신청에 따른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 상승에 대한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4일 신통기획 1호 신청을 마친 한보미도맨션 전용면적 128㎡는 직전 거래가보다 4억9000만원 오른 41억8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통기획으로 시장 과열 조짐이 보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등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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