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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판 흔드는 가족 리스크… 李도 尹도 일단 몸낮추기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16 17:43

수정 2021.12.16 21:35

2030 표심 살피는 대선주자들 
이재명, 아들 도박의혹 불거지자 "부모로서 부족" 발빠르게 진화
윤석열, 부인일 사과뜻 밝혔지만 "실제 내용 더 살펴봐야" 온도차
일부 " 지나친 주변인 검증 자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 위원회 출범식에서 아들의 도박의혹과 관련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 위원회 출범식에서 아들의 도박의혹과 관련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여야 대선후보의 가족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논란이 잇따라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아들의 도박 의혹이 터지면서 대선이 네거티브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가족에 대한 공세는 자제하자는 주장이 거론되고 있으나, 이번 대선의 변수로 꼽히는 2030세대에 대한 영향력을 놓고 각 진영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개 숙인 李·尹

16일 이재명 후보 큰아들 이동호씨는 불법 도박 의혹과 관련해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사과한데 이어 이 후보도 아들의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아울러 윤석열 후보는 "저나 제 처나 국민 눈높이와 수준에 미흡한 점에 대해 국민께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날 오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를 통해 "이번 일을 계기로 반성하며 당사자로서 모든 일에 대해 책임지고 속죄의 시간을 가지겠다"며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후보도 오전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며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치료도 받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가 큰아들임을 인정한 이 후보는 "아들도 자신이 한 행동을 크게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배우자의 허위 이력 논란을 겪었던 윤석열 후보는 이날에도 사과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관련 화상 간담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에) 공세의 빌미라도 준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실제 내용에 대해선 저희들이 좀 더 확인해보고 나중에 사과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어찌됐든 대선 후보의 아내에 대해 본인은 십수전년 사인으로서 관행에 따라 했더라도 현재 위치는 국가 최고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의 부인이기에 그런 요구하는 윤리적 기준이 있다"며 "그걸 충족시키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어떤 결론이 나오든지 국민께 늘 죄송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여야, 여론추이 살피며 긴장감↑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일단 발빠른 사과로 비판의 여지를 차단하면서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

윤 후보는 전날 배우자 김건희씨를 옹호하는 듯한 입장을 취했으나, 다시 사과 입장으로 선회한 것도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로 촉발된 '내로남불' 공세를 막기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된 공정 이슈가 이번 대선의 화두가 된 만큼, 이번 논란에서 섣불리 대응할 경우 지지율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기저에 깔려있다. 이에 이 후보는 윤 후보와 달리 초반부터 적극적인 사과 이후 당사자인 큰아들이 직접 사과문을 올리면서 논란의 확산을 조기에 막는데 주력했다.

논란 확산 차단 외에도 정확한 사실확인으로 악성루머 확대를 방지하려는 양측의 노력은 이어졌다. 민주당 선대위 측은 큰아들 이씨가 지난해 7월 이후에도 최근까지 다른 사이트에서 포커를 한 것을 알렸다. 성매매 의혹에 대해선 "(사이트에) 글을 올린 것은 맞지만 (큰 아들이) 성매매는 한 적 없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후보도 배우자 김씨에 대한 여러 의혹과 관련, "저희가 제대로된 사과를 하려해도 '이 부분에 대해 이 점은 인정한다'고 사과를 해야 한다"며 "이런 것들을 잘 모르면서 그냥 사과한단 것도 좀 그렇지 않나"고 말해, 좀 더 의혹을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국민에겐 어떤 비판도 다 겸허하게 받아들이지만 과도한 정치공세에 대해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라는 것을 소상히 설명드려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가족에 대한 지나친 검증에 대해 자제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국민의힘 선대위 핵심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것으로, 김병준 선대위 공동상임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후보 아들 논란에 대해 "성인 아들이라면 아들대로 독자성이 있는 것 아닌가. 우리가 이 문제로 네거티브 공방을 너무 크게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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