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가 2~5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연기하기로 했다. 임상시험에서 2차례 백신 접종만으로는 기대했던 면역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이자는 3차 접종을 실시하는 임상시험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백신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화이자는 17일(이하 현지시간) 2~5세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자사 백신이 기대했던 것보다 낮은 면역반응을 나타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화이자는 2~5세 아동들에게 3차 접종을 실시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시험 결과가 성공적이면 내년 상반기 안에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2~5세 아동에 대한 백신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린 아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 필요성은 감염력 높은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퍼지기 시작하면서 크게 높아진 상태다.
특히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연구팀의 연구에서 기대했던 것과 달리 오미크론 증상이 델타변이 감염 증상보다 덜 하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백신 접종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2~5세 아동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는 당초 예정했던 것보다 크게 늦게 나왔다.
화이자는 9월 발표 당시 수주일 안에 임상시험 데이터를 확보한 뒤 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일정은 계속 늦춰졌다.
백신 적정량을 준비하는 것이 예정보다 오래 걸린데다, 미 보건당국이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아동들을 대상으로 시험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특히 아동 임상시험의 경우 보호자 동의가 필요해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비해 시험에 필요한 모집단을 확보하는 것이 더 어렵다.
또 어떤 아이들은 주사 바늘을 무서워해 중간에 시험 대상에서 탈락하기도 한다.
FDA는 현재 화이자 백신은 12세 이상에 2차까지 접종할 수 있도록 했고, 부스터샷 즉 3차 접종은 16세 이상에게만 허용하고 있다.
화이자에 따르면 임상시험에서 6개월~2세 영유아의 경우 면역반응이 16~25세 연령대에 필적할 만큼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2~5세 아동들 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지만 면역반응이 기대했던 것만큼 나오지는 않았다.
화이자는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하지 않은 채 델타변이, 오미크론변이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부스터샷 접종을 포함한 임상시험으로 계획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