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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역대급 망언 인도 의원 결국 사과

정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18 15:43

수정 2021.12.18 15:43

"성폭행을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망언을 해 공분을 자아냈던 인도 하원의원이 결국 사과했다. 18일 BBC에 따르면, 라메시 쿠마르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 의원은 자신의 발언으로 상처를 받은 사람에게 "열린 마음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 트위터 캡쳐/사진=fnDB
"성폭행을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망언을 해 공분을 자아냈던 인도 하원의원이 결국 사과했다. 18일 BBC에 따르면, 라메시 쿠마르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 의원은 자신의 발언으로 상처를 받은 사람에게 "열린 마음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 트위터 캡쳐/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강간을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망언을 해 공분을 자아냈던 인도 하원의원이 결국 사과했다.

18일 BBC에 따르면, 라메시 쿠마르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 의원은 자신의 발언으로 상처를 받은 사람에게 "열린 마음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쿠마르는 "여성을 모욕하거나 의회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농담할 의도가 없었다"며 "숨은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쿠마르는 지난 17일(현지시간) 국회의장 비슈웨슈와르 헤그데 카게리의 발언에 이어 논란이 된 발언을 한 바 있다.

해당 발언은 수재 피해 토론에서 자신의 선거구민들이 겪는 곤경을 강조하기 위해 많은 의원들이 발언하기를 요청하는 와중에 나왔다. 많은 요청이 밀려들자 카게리 의장은 "상황 통제와 체계적인 회의 진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이 상황을 즐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때 쿠마르가 끼어들어 "봐라. 강간이 불가피할 때는 누워서 그것을 즐겨라는 말이 있다. 그것이 당신이 처한 위치"라고 말했다. 카게리 의장을 비롯한 몇몇 의원들은 쿠마르의 발언에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역대급 망언'에 여성 의원들과 시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같은 당 여성의원 안자리 님발카는 트위터에 "하원은 이러한 불쾌하고 뻔뻔한 행동에 대해 이 나라의 모든 여성과 어머니, 자매, 딸에게 사과해야할 것"이라고 썼다.

루파카라 의회 의원은 "성폭행을 당한 여성은 평생 트라우마를 겪는다"라며 "이것을 다른 것에 비유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카르나타카의 비정부기구(NGO)는 쿠마르를 고소하고 주지사에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다고 ANI 통신이 보도했다.

쿠마르가 성차별적 발언으로 비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국회의장 시절 자신에게 제기된 비리 의혹에 대해 스스로를 '강간피해자'로 비유했다.

쿠마르는 "나는 한번 강간을 당했다"며 "그러나 모든 강간 피해자처럼 나도 여러번 강간을 당한 것처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당시 여성 의원들이 사과를 요구한지 하루만에 사과했다.

인도에서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2012년 수도 델리에서 버스에서 여성을 집단 성폭행을 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매년 수만건의 새로운 사례가 나오고 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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