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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시장 결산③]서점가는 '여인천하'…작가 4人이 본 올해·내년

뉴시스

입력 2021.12.19 06:00

수정 2021.12.19 06:00

기사내용 요약
2021년 인내·나르시시즘·윤여정·무인도
2022년 공존·AI·협업·탈출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장편소설 '밝은 밤' 최은영 작가가 6일 오후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1.08.0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장편소설 '밝은 밤' 최은영 작가가 6일 오후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1.08.0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올해 서점가는 '우먼 파워'가 돋보였다. 이미예 작가는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달러구트 꿈 백화점' 1·2권의 연이은 흥행으로 스타작가 반열에 올랐다.

서점인들이 뽑은 '올해의 작가'로는 정세랑 작가가 선정됐다. '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작가'는 올해 출판계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친 작가를 주로 선정한다.
정 작가는 올해 에세이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를 출간하고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로 활약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한국 SF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김초엽 작가는 첫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을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올렸다. 이후 '방금 떠나온 세계', '행성어서점' 등을 잇달아 출간한 김 작가는 출판인 60인이 선정한 올해의 작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 3개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는 5년 만에 신작 '작별하지 않는다'로 돌아왔다. 제주 4·3사건을 그린 '작별하지 않는다'는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저력을 입증했다.

아울러 '밤의 여행자들'로 영국 추리작가협회에서 주관하는 대거상 번역추리소설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윤고은 작가 역시 올해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밖에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에도 윤성희 '날마다 만우절', 최은미 '눈으로 만든 사람' 등 여성 작가들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하는 등 여성 작가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한 해였다.

국내 문학계를 이끄는 여성 작가 4인이 꼽은 키워드를 통해 올해를 반추해보고 내년을 전망했다.

◆최은영, 2021년 '인내'·2022년 '공존'

첫 장편소설 '밝은 밤'을 선보인 최은영 작가는 올해의 키워드로 '인내'를 꼽았다.

최 작가는 "코로나 팬데믹이 예상보다도 장기화되면서 모두가 다 이런 상황을 오래 참아야 했다"며 '인내'를 키워드로 꼽은 이유를 설명했다.

내년 키워드는 '공존'이다. 그는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누리는 일상이 아니길 바란다"며 공존할 수 있는 2022년을 희망했다.

'쇼코의 미소'로 지난 2013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최 작가는 이후 여러 차례 중단편 소설로 문학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올해 내놓은 첫 장편소설 '밝은 밤'으로는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밝은 밤'은 여성 4대의 일대기를 통해 공적 영역에서 배제돼 온 여성의 역사가 장대하게 재현되며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서울=뉴시스]소설가 정유정 (사진 = 은행나무 출판사) 2021.6.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소설가 정유정 (사진 = 은행나무 출판사) 2021.6.16. photo@newsis.com

◆정유정, 2021년 '나르시시즘'·2022년 'AI'

신간 '완전한 행복'으로 스릴러 소설계를 다시 한 번 평정한 정유정 작가는 올해의 키워드로 '나르시시즘'을 꼽았다.

정 작가는 "코로나의 장기화로 우리 사회 곳곳에서 보여지는 집단 나르시시즘의 징후들을 포착할 수 있었던 한 해였다"며 "자기애 혹은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은 위험한 나르시시스트를 만들 우려가 있다. 자기만의 행복이 아닌, 우리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내년 키워드는 'AI(인공지능)'다. 그는 "인간이 가진 지혜가 과학 기술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통제가 불가능한 힘의 부조화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며 "메타버스, 딥러닝 등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미래가 가까워질수록 인간에 대해,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자연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고 밝혔다.

정 작가는 올해 자기애의 늪에 빠진 극단적 나르시시스트인 주인공으로 한 소설 '완전한 행복'으로 돌아왔다.

기존 베스트셀러 '종의 기원', '7년의 밤' 역주행에 이어 신작 역시 출간과 함께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리며 '역시 정유정'이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고양=뉴시스] 배훈식 기자 = 소설 '나인' 천선란 작가가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블러썸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2.12. dahora83@newsis.com
[고양=뉴시스] 배훈식 기자 = 소설 '나인' 천선란 작가가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블러썸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2.12. dahora83@newsis.com
◆천선란, 2021년 '윤여정'·2022년 '협업'

영어덜트 소설 '나인'을 선보인 천선란 작가는 올해의 키워드에 대한 질문에 "올해 오스카상을 받은 윤여정 배우의 수상소감에 정말 감동받았다"고 답하며 '윤여정'을 꼽았다.

천 작가는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 당시 그때, 그 장소에서 하신 말씀들이 굉장히 크게 와 닿았다. 엄청 대단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키워드로는 '협업'을 들었다. 그는 "문학계도 이제 다른 매체와 함께 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소설이 영화, 드라마, 게임, 웹툰과 함께 하는 일이 많아지고 OTT가 직접 원작을 발굴하기도 한다"며 "내년엔 더 많아질 것이다. 다른 분야와 같이 일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천 개의 파랑'으로 한국과학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천 작가는 올해 '책에 갇히다', '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저기 인간의 적이 있다' 등 활발한 출판 활동을 했다.

신작 장편소설 '나인'은 평범한 고등학생 '나인'이 어느 날 식물들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하면서 펼쳐지는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이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동화작가 김리리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비룡소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1.12.11.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동화작가 김리리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비룡소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1.12.11. pak7130@newsis.com

◆김리리, 2021년 '무인도'·2022년 '탈출'

'만복이네 떡집' 시리즈를 집필한 김리리 작가는 올해 키워드로 '무인도'를 들었다.

김 작가는 "올해는 마치 무인도 상황과 같았다"며 "사람은 다른 사람의 존재를 통해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우리는 다 고립됐고 나를 잃어버리는 느낌을 들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내년 키워드로는 '탈출'을 바랐다. 그는 "코로나 종식도 중요하지만 고립된 데서 나와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며 "현실에서 만나는 방법도 있지만 전화 등 여러 방법을 통해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내년은 다른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그런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김 작가는 2010년 '만복이네 떡집'을 출간한 후 떡집 시리즈로 85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어린이 동화의 새 기록을 세웠다.

초등학교 3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한 '만복이네 떡집' 이후 '장군이네 떡집', '소원 떡집', '양순이네 떡집', '달콩이네 떡집' 등 5권을 펴냈다.
신간 '달콩이네 떡집'은 유기견 센터에서 데려온 '달콩이'와 한 가족이 되고 싶은 봉구의 간절한 바람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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