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자원봉사활동, 꼭 얼굴 보면서 해야 할까요

김해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19 18:22

수정 2021.12.19 18:22

2년 새 자원봉사 참여율 '반토막'
거리두기로 대면활동 창구 감소
코로나시대 자원봉사 변화 필요
비대면 봉사 프로그램 확대해야
자원봉사활동, 꼭 얼굴 보면서 해야 할까요
코로나19 이후 대면활동 급감에 따라 자원봉사자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대면·온라인 등 새로운 패러다임의 봉사 프로그램 개발과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리두기로 봉사 활동 창구 사라져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자원봉사참여율은 8.4%에 그친다. 이는 지난 2019년 16.1% 대비 2년새 절반으로 줄어든 수치다. 자원봉사참여율은 지난 1년 간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비율이다. 참여율이 줄어든 가장 큰 요인으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봉사 활동을 할 수 있는 창구가 많이 사라진 것을 들 수 있다.
오영수 서초구자원봉사센터 센터장은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활동 기관들이 휴관해야 했다"고 말했다. 또 "이전에는 하천에서 봉사 활동을 하면 적게는 30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이 참여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런 활동 자체가 조심스럽다"며 "행정기관에서 자제 요청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이 학교에 많이 가지 못한 것도 원인이다. 청소년은 자원봉사 참여 인구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 2019년만 해도 20세 미만 자원봉사참여율은 76.1%에 달했다. 하지만 교육청이 지난해에는 의무 시간을 단축하고 올해는 아예 개인 봉사 활동 시간을 폐지하면서 23.3%까지 떨어졌다.

자원봉사 활동 감소가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법래 세명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자원봉사 활동이 중요한 소스"라며 "실질적으로 봉사 활동이 만들어내는 서비스나 효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주거 빈곤 지역이라든지 독거 생활하시는 분들에 대한 도시락 배달 등이 줄어든 것은 심각한 공백"이라고 강조했다. 노 교수는 '사회적 응집력' 측면에서도 좋지 않은 영향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원봉사를 통해 이뤄지는 사회관계가 있다"며 "자원봉사 참여는 참여자 사이, 서비스 대상자 사이, 기관과 지역사회 사이 등 굉장히 다양한 형태의 응집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일종의 사회적 비용"이라고 말했다.

■"봉사는 계속돼야"

전문가들은 '위기 상황에도 자원봉사 활동이 이어질 수 있게 하는 동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선 서울시 사회복지협의회 연구위원은 "우리는 늘 대면을 기반으로 하는 자원봉사에만 초점을 맞춰 왔다"며 "만약 수년에 한 번씩 이런 감염 재난이 올 거라고 전망된다면 '비대면 자원봉사'의 내용 개발과 관리 방안, 참여 기회 등에 대해 충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 교수는 "봉사 활동이 끊어지면 아동 청소년이라든지 독거 어르신 같은 분들에게는 굉장히 큰 단절이 될 수 있다"며 "대상자 성격상 봉사 활동이 이어지는 것이 중요한 경우에는 온라인이나 다른 방식으로 이어지게 하는 프로토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장도 새로운 패러다임에 조금씩 발맞춰 가고 있는 분위기다.

오 센터장은 "옛날에는 홀몸 어르신을 찾아가 인사를 나누고 어깨를 주물러 드리는 식의 접촉이 있었다면 이제는 찾아가되 도시락 등을 문고리에 걸어놓고 온다"고 했다.


한도헌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자치구지원팀 팀장은 "집단적·조직적·대면 활동들이 소규모·개인·비대면·온라인 활동으로 많이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이한 것은 20대의 환경 분야·멘토링 활동은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늘었다"며 "멘토링 활동 같은 경우에는 온라인 기반으로 할 수 있게 어느 정도 정리됐고 코로나19를 통해 시민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어난 점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 같다"며 "앞으로는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돌봄 자원봉사 등을 확대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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