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기준금리 인상 영향
코픽스 0.7%·시중금리 2~4% ↑
내년초 또 기준금리 인상 예고
실수요자 대출 가뭄 더 커질듯
코픽스 0.7%·시중금리 2~4% ↑
내년초 또 기준금리 인상 예고
실수요자 대출 가뭄 더 커질듯
#. 서울 자양동에 사는 A씨. 최근 은행에서 대출 만기 연장을 할 의향이 있느냐는 연락을 받았다. 지난해 1월 초 KB국민은행에서 3000만원 신용대출을 받았던 그는 앞으로 대출규제가 강해질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만기 연장에 나섰다. 그러나 대출이자 인상에 깜짝 놀랐다. 지난해 우대금리를 포함하지 않고 대출이자는 연 3.21%였다. 만기 연장 시 은행에서 제시한 금리는 4.13%였다.
은행에서 자금을 끌어다 쓴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코픽스 금리는 전년 대비 연간 0.7%가량 인상되고, 시중금리도 2∼4%가량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당국이 전방위 대출규제에 나선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의 조달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
19일 은행연합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5대 은행(KB, 신한, 하나, 우리, NH)의 주택담보대출 평균은 모두 3%를 넘었다. 내년 초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또 한번 인상되면 주담대의 평균 금리가 4%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등급이 낮은 대출자는 이자가 6%를 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7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71∼5.06%이다. 지난달 26일(3.44∼4.98%)과 비교해 20일 만에 하단이 0.27%p 높아졌고, 상단도 0.079%p 올라 5%를 넘어섰다.
주담대 변동금리가 크게 상승한 것은 코픽스가 한 달 사이 역대 최고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11월 코픽스는 1.55%로 전월 1.29%에서 0.26%p 상승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대출에 쓰일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얼마나 비용(금리)을 들였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상승하자 시중은행들은 바로 대출금리를 조정했다.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코픽스 기준)가 3.58∼4.78%에서 3.85∼5.05%로 올라갔다. 코픽스 변동분(0.26%p)에 유동성 관리원가(0.01%p)를 더했다는 게 KB국민은행의 설명이다. 농협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코픽스 기준)도 3.63∼3.93%에서 3.89∼4.19%로 0.26%p 상향 조정됐다. 우리은행 역시 3.58∼4.09%에서 3.84∼4.35%로 상·하단이 0.26%p씩 높아졌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와 신용대출 금리의 지표금리인 채권금리는 최근 소폭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이들 대출금리도 낮아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고객의 70%가 넘게 변동금리를 사용하고 있어 앞으로 이자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내년이다.
내년에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연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견돼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두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하지만 한은은 아직도 기준금리가 물가상승세를 안정적으로 잡아줄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5일 "기준금리 1.00%는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라며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이르면 내년 1월에 0.25%p 안팎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기준금리는 최소 1.25%로 올라가게 되는 것.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자산매입 축소 속도를 높이고,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판단돼 한국은행의 내년 초 금리인상을 시장에서는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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