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2022대선지식창고] 진보는 파란색, 보수는 빨간색?

조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21 16:12

수정 2021.12.21 18:06

언제부터 파랑은 진보, 빨강은 보수를 상징했을까?
알고 보면 재미있는 정당 로고의 의미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태극 문양을 보다 보면 문득 여당과 야당이 떠오르곤 합니다. 치열한 경쟁과 극적인 화합을 반복하는 각 정당은 빨간색과 파란색을 대표색으로 내세우고 있죠. 그런데 언제부터 빨간색은 보수의 상징, 파란색은 진보의 상징이 되었을까요? 다른 군소정당을 대표하는 색은 무슨 색일까요? 오늘날의 정당을 대표하는 '색깔'에 대해 알아봅니다.

ⓒ뉴스1, 2021년 2월
ⓒ뉴스1, 2021년 2월


1. 보수는 원래 파랗다
-한나라당이 국민의힘이 되기까지

ⓒfnDB
ⓒfnDB

ⓒfnDB
ⓒfnDB

파랑은 냉정하고 명료한 느낌을 줍니다. 과거부터 보수당의 색으로 통했죠.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정당사에서도 파랑이 보수정당의 색깔로 자주 쓰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1981년 민주정의당, 1990년 민주자유당, 1996년 신한국당, 1997년 한나라당에 이르기까지 줄곧 파랑을 당 색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fnDB
ⓒfnDB

보수당 '빨강'의 역사는 2011년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실의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 후 시작되었습니다.
한나라당은 이미지를 쇄신하고자 2012년 2월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상징 색을 빨강으로 변경했죠. 여기서 새누리는 '새롭다'의 '새'에 '나라' 또는 '세상'의 순우리말인 '누리'를 붙인 것으로서 '새로운 나라', '새로운 세상'을 의미합니다. 2012년 2월 7일 머니투데이 기사 ''새누리당 로고 공개' 네티즌 반응은?'에 따르면, 조동원 당시 국민의힘 홍보기획본부장은 붉은 악마에서 모티브를 얻어 빨강을 상징 색으로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전통적으로 혁명, 진보를 상징하던 빨강이 보수당의 색이 되다니! 새누리당의 포부가 유권자에게 제대로 각인된 것일까요? 새누리당은 2012년 총선과 제18대 대선에서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후 박근혜 정부의 시대가 열리면서 빨강색은 보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죠.

ⓒ뉴스1, 2021년 11월
ⓒ뉴스1, 2021년 11월

ⓒfnDB
ⓒfnDB

하지만 빨강의 역사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새누리당이 세 번에 걸쳐 당의 이름과 색을 바꿨기 때문입니다. 2017년 2월부터 약 3년간은 '자유한국당'이라는 이름 아래 빨강을 상징 색으로 유지하다가, 2020년 2월에 '미래통합당'이라는 새 이름과 분홍색을 내세웠죠.

9월에는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힘', '국민을 위하는 정당' 등의 의미를 담아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교체했습니다. 상징 색은 빨강을 기본으로 하되 파랑과 하양을 보조로 사용하는데요. 보수와 진보라는 구도를 과감히 탈피하고 포용력 있는 정당으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2. 파랗게, 더 파랗게!
- 진보의 파랑에는 어떤 의미가 숨어있나

ⓒfnDB
ⓒfnDB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진보당들은 초록색, 노란색을 혼용해서 사용했습니다. 그러다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 노무현 당시 후보가 노란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당의 색을 각인했죠. 노란색은 예로부터 노동자, 진보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 파생된 정당들이 속속 등장하며 노란색과 녹색을 내세우자 민주당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새누리당까지 새로운 이름과 로고, 색을 내세우자 민주당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죠.

ⓒfnDB
ⓒfnDB

고민 끝에 민주당이 선택한 색은 파랑이었습니다. 민주당은 2013년 보수당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파랑을 대표색으로 선택해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습니다. 민주당의 로고는 파란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민주당'을 새기고 왼쪽 하단에 흰색 삼각형을 넣은 것이 특징이었는데요. 파랑색에 신뢰, 희망, 진취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삼각형은 사람인(人)을 형상화한 것으로 '사람이 먼저'인 민주당의 뜻과 3대 가치인 미래, 민주, 민생평화를 표현하죠.

ⓒ뉴스1, 2021년 10월
ⓒ뉴스1, 2021년 10월

ⓒfnDB
ⓒfnDB

민주당은 제19대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이름으로 변신했습니다. 당 대표색이던 파랑에 초록을 추가했고, 로고에도 눈에 띄는 변화를 주었는데요. 로고에 깃발 모양의 'ㅁ'자를 넣었습니다. 'ㅁ'은 이는 자유와 평화, 진리와 정의가 만들어내는 '민주'의 'ㅁ'을 의미합니다.

창당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MZ세대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파란색과 당의 로고를 활용한 굿즈를 내고 신나는 로고 송을 공개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문재인 당시 후보가 제19대 대통령이 되며 마침내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으로 자리 잡게 되었으니까요.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파란색을 대표색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3. 그냥 '노랑'말고 '너랑노랑'?
-부드러운 색에 담긴 정의당의 굳건한 의지

ⓒ뉴시스, 2021년 12월
ⓒ뉴시스, 2021년 12월

ⓒfnDB
ⓒfnDB

정의당은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정치 개혁, 노동권 확대, 차별 없는 사회를 꿈꾸는 제3지대 정당입니다. 정의당의 상징 색은 '너랑노랑'입니다. 노동, 연대와 공존을 의미하는 노란색에 정의당만의 이름을 붙여 정체성을 명확히했죠. 지난 12월 17일에는 '피땀빨강', '산들초록', '평등보라'라는 서브컬러를 추가했습니다. 피땀빨강은 노동을, 산들초록은 환경과 기후를, 평등보라는 젠더와 성평등을 뜻합니다.

정의당의 로고에서 눈에 띄는 노란색 체크 표시는 Labor(노동)과 Liberty(자유)의 첫 자인 'L'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습니다. 동시에 '정의가 승리한다'는 의미를 담은 'V(브이)', '정의당에 체크하면 복지국가를 앞당긴다'는 뜻을 품은 '체크(check)' 표시로도 보이도록 유도했죠. 하나의 심볼에 다채로운 의도를 담았습니다.

4. 세잎클로버에 동트는 아침의 색을 물들이다
-희망찬 오렌지색을 선택한 국민의당

ⓒ뉴스1, 2020년 2월
ⓒ뉴스1, 2020년 2월

ⓒfnDB
ⓒfnDB

지난 제19대 대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도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안철수가 몸담은 국민의당은 2020년 2월 창당, 당의 상징 색으로 오렌지색을 택했습니다. 국민의당 장지훈 당시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아침, 희망의 의미를 담아 오렌지색을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로고 속의 세잎클로버는 본래 희망과 믿음, 사랑을 의미하는데요. 국민의당은 세잎클로버를 통해 소통, 공유, 혁신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를 표현했습니다.

다양한 색이 모여 무지개가 될 때까지
- 모든 색이 조화로운 나라는 어때요?

국회에 퍼진 다채로운 색을 보고 있으면, 문득 어린 시절 보았던 무지개가 떠오릅니다.
2022년,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무지개처럼, 조화로운 모습의 국회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cyj7110@fnnews.com 조예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