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호도 등 유물과 영상 70여점 전시
국립민속박물관은 임인년 호랑이띠 해를 맞아 호랑이에 얽힌 이야기를 한데 모아 '호랑이 나라' 특별전을 22일 개막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은산별신제에서 썼던 산신도'를 비롯해 초창기 민속학자 석남 송석하(1904~1948)가 일제강점기에 수집한 '산신도·산신당 흑백 사진' 등을 통해 오래전부터 산신으로 섬겨온 호랑이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단군신화에서 환웅의 배필 자리를 놓고 호랑이와 곰이 경쟁을 벌여 곰이 승자가 됐다. 그러나 우리 민속에서 호랑이는 곰보다 월등하게 많이 등장한다. 이는 구술과 기록에 나타난 수많은 호환의 흔적으로 유추해 보건데, 호랑이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이며, 그 결과 호랑이는 우리 문화에서 숭배의 대상으로 자리를 잡는다.
호랑이를 신으로 삼고 제사를 지낸 '삼국지 위서 동이전'의 기록, 호랑이를 산군이라 부르며 무당이 진산에 도당제를 올린 '오주연문장전산고'의 기록 등 호랑이는 우리 땅에서 산신, 산군, 산신령 등으로 불리며 신으로 섬겨져 왔다.
더불어 삼재를 막기 위해 만든 '삼재부적판', '작호도' 등을 통해 호랑이의 용맹함에 기대어 액을 막고자 했던 조상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동해안 지역에서는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고, 호환을 방지하기 위해 '범굿'을 지냈는데, 대표적으로 포항의 '강사리 범굿'을 들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의 굿' 시리즈로 유명한 사진작가 김수남(1949~2006)이 1981년에 촬영한 강사리 범굿의 사진을 슬라이드 쇼 형태로 소개한다.
88서울올림픽, 평창동계올림픽 등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국제적 스포츠 행사에서 호랑이는 대회 마스코트로 활용됐고,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는 국가대표 축구팀의 유니폼에는 호랑이가 엠블럼 형태로 부착돼 우리나라를 상징하고 있다. 88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 모두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기념 축구공, 남아공 월드컵 기념 티셔츠 등을 통해 여전히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동물로 위상을 떨치는 호랑이도 만날 수 있다.
또 넥슨코리아와 협업해 현대 게임 산업에서 호랑이가 활용되는 사례를 소개한다. 모바일 게임 '바람의나라: 연'에서는 '은혜 갚은 호랑이' 설화의 줄거리를 차용해 만든 인게임 이벤트를 진행하고, 전시실 내에서는 '호건' 등 전시 유물을 활용해 만든 게임 아이템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연다. 전시는 내년 3월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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