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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떠나는 이준석 "미련없다"… 尹캠프 사분오열 위기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21 18:11

수정 2021.12.21 21:36

위원장직 등 물러나 당대표만 수행
尹 "잘될 것" 기대에도 사퇴 강행
자신 찾아온 조수진과 만남도 거부
조수진, 선대위직 사퇴 "백의종군"
선대위 떠나는 이준석 "미련없다"… 尹캠프 사분오열 위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맨위사진)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 구성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시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이것은 선대위 존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다만 당 대표로서 당무는 계속 성실하게 임할 예정이다. 오른쪽 사진은 이 대표와 항명 갈등을 빚은 조수진 선대위 공보단장. 사진=박범준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맨위사진)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 구성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시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이것은 선대위 존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다만 당 대표로서 당무는 계속 성실하게 임할 예정이다. 오른쪽 사진은 이 대표와 항명 갈등을 빚은 조수진 선대위 공보단장. 사진=박범준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당 중앙선거대책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놨다.

당대표로서 직무는 수행하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지원하는 선대위 업무에선 손을 떼기로 하면서 당내 내부분열 가속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던 윤석열 후보의 바람과 달리, 이 대표는 찾아온 분쟁의 당사자인 조수진 최고위원을 외면한 채 선대위원장직을 던졌다.

이 대표의 선대위원장직 사퇴라는 강경모드는 조 최고위원간의 갈등이 촉매제일 뿐, 선대위의 일사분란한 체계가 아직도 확립되지 못하면서 일종의 충격요법을 주기 위해 나온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일단 이 대표의 선대위원장직 사퇴로 울산 합의 이후 순항하는 듯 했던 선대위에 큰 풍파를 몰고 올 수 있어, 윤 후보도 대응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선대위 내에서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며 "선거를 위해 홍보미디어 총괄본부에서 준비했던 것들은 승계해서 진행해도 좋고 기획을 모두 폐기해도 좋습니다. 어떤 미련도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 "난 윤 후보 말만 듣는다"며 대놓고 항명한 조 최고위원을 겨냥, "선대위 구성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시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이것은 선대위 존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거기에 더해 여유가 없어서 당 대표를 조롱하는 유튜브 방송 링크를 언론인들에게 보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후보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제가 보기엔 두 분의 이 문제가 원만하게 정리되지 않겠나"라고 낙관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이 대표는 "제 보직 사퇴는 후보와 관계없다. 상의 안했다"고 일축했다.

무엇보다 이 대표의 선대위원장 사퇴 요인은 조 최고위원 이슈만은 아니라는데 있어 복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날 중앙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김건희씨 의혹에 대한 당의 일관된 대응을 촉구하는 이 대표의 촉구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권성동 사무총장 등이 이를 외면하면서 논쟁은 불거졌다.

이러한 상황에 뒤늦게 회의에 참석한 조 최고위원이 이 대표에게 "내가 왜 당신 명령을 들어야 하나"라고 항명한데 이어, "윤석열 후보가 대신 메시지를 전달해달라고 하셨다"면서 당 소속 의원들에게 서운함을 드러낸 윤 후보의 메시지를 대독해 논란은 가열됐다.


이 대표도 기자회견에서 "어제(20일) 선대위 책임있는 관계자들이 모인 회의 자리에서 가장 최근 중차대한 논의를 하자는 제 제안이 거부됐다"며 "심지어 공보단장(조 최고위원)은 후보 이름을 거론하며 부적절한 행위를 했고 제 의지와 다르게 역할이 없기에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내분에 우려의 목소리는 터져나왔다.


박수영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당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들의 사퇴를 요구한다"며 "대선까지 후보중심으로 정권교체만을 위해 달려가야지, 선대위 구성이 어떠하고, 누가 있고 없고 하는 것은 결국 밥그릇싸움으로 보일 뿐"이라고 비판, 양측을 싸잡아 비난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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