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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IT템] 2050 탄소 중립 첫걸음, ‘소셜 미디어’에서 답을 찾다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22 07:59

수정 2021.12.22 07:59

이태준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기고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정부는 지난해 2050 탄소중립 선언에 이어 2018년 대비 2030년 온실가스 총 배출량을 40% 감축하는 상향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국제사회에 공표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2030과 2050년이라는 기점은 그 자체가 최종 목표가 아니라 온전한 탄소중립 사회를 위한 첫 단추를 끼우는 일이다. 의미심장한 선택이고 과감한 변혁을 요구하는 도전이다. 그렇기에 실천 방안은 단기간 내에 얼마나 빠르게 달성하느냐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어떻게 탄소중립 실천문화를 뿌리내리게 할 것인가에 방점이 찍혀야만 한다. 정부, 기업, 시민사회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시스템 개혁과 더불어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행동변화의 캠페인 전략이 요구된다.

이태준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이태준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이러한 배경에서 현재 전 세계의 탄소중립 공공소통 교육은 궁극적으로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이를 위한 방안으로 한국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들이 '소셜 미디어'를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OECD 회원국들은 열린 정부를 위한 공공소통의 소셜 미디어 전략 개발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민참여 향상 방안과 소셜 미디어의 사회적 영향력을 제고하는 전략을 개발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소셜 미디어가 공공 소통 교육 분야에서 주목 받는 이유는 뭘까. 소셜 미디어에서 높은 참여도를 보이는 MZ세대가 탄소중립 실천에 있어서도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 세대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얻고, 의견을 개진하는 한편 코로나19 의료진을 위한 #덕분에챌린지, 다회용기 사용을 인증하는 #용기내챌린지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진행되는 여러 챌린지에 참여하며 목소리를 내거나 사회 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적극성이 두드러지는 세대다.

이에 착안해 올해 필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2021 국민소통 포럼 프로젝트를 통해 MZ세대에게 친숙한 숏폼 영상 플랫폼인 틱톡을 처음으로 활용해 공공소통교육을 진행했다. 정책랩 방식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정책정보를 전문가와 함께 숙의하고,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의 현실과 미래에 대입해 본 후, 미디어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일상 속 탄소중립 행동변화 전략을 주제로 틱톡 영상을 만들어보는 공공소통 프로젝트를 고등학생과 대학생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200여 명의 교육생들이 각자 창의력을 발휘해 탄소중립 실천을 주제로 한 영상들을 만들어 공유한 결과, 이들이 만든 영상 중 하나는 틱톡에서 2만회 이상 시청되는 등 빠르게 확산되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이러한 성과를 종합해 세계 80개국 정부혁신⋅사회혁신 정부기관 및 글로벌 시민단체 3000여 개가 참여하는 열린정부파트너십 아카데미 국제 컨퍼런스에서 ‘디지털 거버넌스와 공공소통’ 사례로 해당 프로젝트를 발표하였는데, 소셜 미디어를 통한 참여와 협력의 공공소통 혁신사례로 참여국들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프로젝트는 주로 일방적이고 비대칭적으로 정보전달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의 공공 소통 교육과 캠페인 방식에서 벗어나 1인칭 주인공 관점과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탄소중립에 대한 숙의와 공감을 이끌어내고 행동변화의 지혜와 비전을 공동으로 창조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향후 공공소통의 성과는 이렇게 열린 정부의 관점에서 참여자들이 데이터와 지식을 활용하여 얼마나 서로 문제해결을 위해 숙의하고 협업하느냐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말하고 싶은 것만 골라 화려한 영상이나 유명한 연예인을 통해 일방적으로 정책을 브랜딩하고 마케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정책참여자들이 문제해결을 위해 정책 메시지와 콘텐츠를 함께 만들고 사회적 연대를 기반으로 행동변화를 실현해 나가는 공공소통이야 말로 탄소중립 시대의 지속 가능한 혁신플랫폼이 될 것이다.

정리/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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