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최태원, "중대재해처벌법, 징역보단 벌금이 합리적"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26 13:22

수정 2021.12.26 13:57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출입기자단과 송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출입기자단과 송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내년에 시행되는 중대재해법에 대해 형사 처벌 보다 페널티 부과 등 경제적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지난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출입기자단과 송년 인터뷰를 갖고 "경제인들에게 형사적 형태로 접근하기보다는 경제적 이야기로 얘기하는 것이 훨씬 더 말이 된다고 본다"며 "(기업 입장에서) 사업하려는데 내 생각과 상관없이 감옥에 갈 확률이 생긴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형사적 문제로 가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아진다"고 우려했다.

내년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에게 포지티브 규제를 네거티브로 바꿔야 한다고 요청했다.
최 회장 "여야 양측, 제3의 후보가 오셔도 저희는 같은 정도로 정책 건의를 드릴 것"이라며 "과거의 틀에 매여있는 포지티브 규제를 네거티브로 바꿔달라"고 말했다. 포지티브 규제는 허용되는 것을 정해놓고 나머지는 금지하는 방식의 규제다. 네거티브 규제는 금지 행위를 제외하곤 모두 허용한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네거티브 규제가 일반적이다. 이어 "기업·민간과 정부, 국회까지 같은 목표를 지향해야 한다. 목표·생각이 다르면 한팀으로 나가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미래성장을 위한 인프라가 필요한데, 공공투자도 소프트웨어적 형태로 추진 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년에는 오미크론 변이로 상당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최 회장은 "수출이 잘 된 이유는 코로나로 셧다운 됐던 다른 나라에 비해서 한국은 제조업이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오미크론 변이의 충격을 아직 모르지만, 미국, 영국처럼 되면 상당 부분이 어려움에 처할 위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나라 방역체계가 앞으로도 잘 작동한다는 가정하에 내년도 경제전망은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최 회장은 "내수나 대면 서비스 업종은 어려울 것이고, 해외에 계속 나가지 못해서 여행, 항공사는 어려워 명암의 차이가 있겠지만 내년 경제 전반은 그렇게 나쁘게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확산에 대해서는 이를 기업들이 '숙제'로 인식하지 않도록 하는 게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탄소 중립에 대해서도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문제"라면서 "탄소를 많이 배출하면 페널티를 주겠다는 방법으로는 목표가 달성될 수 없다. 기업들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특히 지배구조에 있어 해외 기업들보다 취약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역사적 관점에서 봐달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유럽·서구에 비해 주식회사 운영의 역사가 짧다. 그들과 비교하면 대학생·중학생의 싸움"이라며 "그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했듯이 우리도 3, 4세 경영으로 넘어가면 바뀌게 될 문제"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런 변화의 사례로 SK를 꼽았다. 그는 "그 시스템으로 가기 위해 그룹의 전 사외이사들이 만나는 기회를 만들었다"며 "인사평가, CEO 선임 등이 이런 권한들이 이제는 (이사회를 통해) 행사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반기업 정서 해소를 위해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소통에 나서고 있는데, 다른 사람(기업인)들도 계속 동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으로)8개월간 많은 일을 했다.
내년에는 공급망 재편, 글로벌 협력 구축 등 해야 할 것은 많은데, 안 해본 일을 계속 넓혀나가는 것보다 현재 진행 중인 일들을 제대로 정착해 나가는 것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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