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기업결합심사'진행중'
미·일·EU·중 등 5개국서 보류
운수권 회수·슬롯 축소 등 조건
최악의 시나리오 현실화 우려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
3년째 표류… EU가 제동 걸어
미·일·EU·중 등 5개국서 보류
운수권 회수·슬롯 축소 등 조건
최악의 시나리오 현실화 우려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
3년째 표류… EU가 제동 걸어
이들 기업결합건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연말 진행되지만 최종 결론은 일정상 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판단 외에 해외 주요국의 판단이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이며,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의 경우엔 결합 반대이다. 이들 인수합병(M&A)은 항공과 조선업계의 '빅딜'로 업계의 주목을 받아온 데다 1년 이상 기업결합을 준비해왔기 때문에 승인 불발 시 인수기업뿐만 아니라 관련시장 판도에도 후폭풍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아시아나 '조건부 승인'
2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주 이들 기업결합 2건에 대한 경쟁제한성을 심사한 보고서를 기업 측에 보내고 전원회의에 상정할 방침이다. 앞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0월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이들 기업결합에 대해 연내 심사 마무리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전원회의 일정을 고려하면 내년에야 최종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를 비롯한 해외당국은 대한항공·아시아나 간 중복노선에 대한 경쟁제한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양사의 국제선 노선이 67개나 중복돼 합병으로 점유율이 높아지면 독점으로 인해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기업결합을 승인하는 대신 두 항공사의 운수권을 회수하는 조건을 내걸 것으로 보인다. 운수권은 국가 간 항공협정을 통해 각국 정부가 자국 항공사에 배분하는 운항권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저비용항공사(LCC)가 운항하지 못하는 미주·유럽 노선에서 사실상 대부분의 운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등 단거리 노선에서도 상당수를 보유 중이다.
운수권 회수조건이 현실화되면 대형 여객기가 없는 LCC가 당장은 장거리 노선을 운항할 수 없지만, 통합항공사 출범 전까지 2년 동안 장거리 노선 취항을 준비할 수 있다. 이 밖에 공항 슬롯(이착륙 허용능력) 축소나 운항횟수 제한 등의 승인조건도 거론된다.
■현대중·대우조선, EU 반대 '복병'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작업도 국내외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면서 결정이 3년째 멈춰 서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9년 3월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하고, 같은 해 6월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한국조선해양이란 중간지주회사를 설립한 바 있다.
또 공정위를 포함해 EU, 일본, 중국,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요청했다. 이 중 중국, 카자흐스탄, 싱가포르는 승인을 결정했지만 공정위, EU, 일본의 심사가 몇 년째 지지부진이다. 특히 EU는 그동안 양사 합병 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해 유럽 물류업체들이 불리한 가격조건으로 선박을 공급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이달 EU 경쟁당국이 조건부 승인보다는 원천적으로 기업결합 자체를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U는 내년 1월까지 심사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EU가 합병을 최종 반대하면 양사의 빅딜은 무산된다. 글로벌 기업 간 결합은 심사국 전체의 승인을 얻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도 인수를 철회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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