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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율 1.6%… 규제·수익성에 발목

정부 내년 16만기 확대 정책에도
소방법상 충전설비 이격거리 문제
정유업계, 물리적 설치 불가능해
경총, 정부에 기준 완화 건의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율 1.6%… 규제·수익성에 발목
정부가 내년에 전기차 충전기를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주유소 1만1160곳 가운데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된 업소는 1.6%(18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전기차 충전기가 2대 이상인 곳은 드문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전기차 충전기가 부족한 이유는 주유소 전기차 충전기 설치와 관련된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10만기 수준인 전기차 충전기를 내년까지 16만기로 늘려 친환경차량 충전 서비스의 편리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4대 정유사 가운데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된 주유소는 GS칼텍스 70곳, SK에너지 50곳, 에쓰오일 45곳, 현대오일뱅크 15곳, 알뜰주유소 2곳 등 182곳 정도로 파악됐다. 전기차 충전기가 있는 주유소도 충전기가 2대 이상인 곳은 드물었다. E1은 LPG 충전소 3곳에만 전기차 충전기를 마련해뒀다.

정부는 아직까지 충전기 확대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정유업계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정부가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에 관한 규제를 완화해줘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설비 이격 거리를 지적했다. 현재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기를 새로 설치하려면 기존 주유기에서 1m 이상 거리를 둬야 한다. 또 전기차 충전설비의 분전반은 고정주유설비에서 6m, 전용탱크 주입구 중심선에서 4m, 전용탱크 통기관 선단 중심선에서 2m 이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충족해도 인·허가 관할청은 캐노피(지붕) 아래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전기차 충전에는 20~30분 시간이 필요한데 충분한 공간을 갖춘 주유소가 별로 없어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소방법상 주유소 내 주유설비와 충전기 간 이격거리로 인해 충전기 설치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주유소가 많다"면서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일부 진행할 수 있으나 기간, 지역에 한정해 진행할 수 밖에 없어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정유업계가 탈석유 시대를 앞두고 미래 생존을 위해 전기차 충전소 확대에 힘쓰고 있지만 규제에 발목이 잡혀있다. 이에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친환경차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 기준 완화를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이밖에 전기차 충전 수요가 아직은 많지 않아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 어려워 충전기 설치를 꺼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예전보다 늘긴 했지만 올해 국내에 판매된 신차 중 전기차 비율은 5.5%에 그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보급대수로는 주유소가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이로 인해 자영 주유소 사업자가 전기차 충전기 도입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