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민병원, 제약사 임상시험 중
임상시험, 신약개발 과정 중 필수
지연되면 약값 인상…소비자 부담
'임상시험=마루타' 인식 개선해야
"임상참여 간격 약물특성 반영해야"
지난 21일 서울 등촌동 서울부민병원에서 만난 정훈재 서울부민병원 원장은 "많이 좋아졌지만,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생동성 시험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생동성 시험)이란 제약사가 신약 출시 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임상시험을 말한다.
서울부민병원은 별도의 건물 3~5층에 총 130병상 규모의 미래의학센터(임상시험센터)를 열고 제약사로부터 의뢰받아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정 원장은 "인체에 사용해도 안전하다고 결론이 난 의약품을 건강한 지원자들에게 투여한다"면서 "특히 의사가 임상시험 과제에 대해 지원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일대일로 직접 동의서를 받고, 식약처의 관리감독 하에 절차가 진행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나서서 '위험한 시험'이란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상시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지원자 모집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임상시험 기간과 비용이 늘어나게 되고 결국 약값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
임상시험은 희귀·난치병 질환 등의 신약 개발을 위해 꼭 필요하다. 누군가는 참여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위험성과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것이 현실이다. 임상시험에 참여했다가 각종 부작용(이상반응)을 겪거나 사망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기 때문이다.
물론 임상시험은 어디까지나 시험이고 지원자도 다양하기 때문에 부작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임상시험, 이상반응이 조금이라도 나타나면 바로 중단하는 윤리적 임상시험이 필수인 이유다.
홍 과장은 "서울부민병원은 임상 약리학을 전공한 의료진 2명과 10년 이상 경험을 쌓아온 연구자들의 노하우와 축적된 데이터를 잘 접목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임상 약리학을 전공한 의료진은 의약품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데다 임상시험 계획과 결과 분석,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는 게 홍 과장의 설명이다.
미래의학센터는 치매 치료제 등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의 경우 더욱 세심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드물지만 언제든지 이상반응으로 인한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경미한 이상반응이라 할지라도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과 검사, 처치가 필수다. 의료진이 24시간 센터에 상주하면서 만에 하나 발생할지 모를 응급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
정 원장은 "건강한 사람은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복용할 필요가 없는데, (시험에 참여하려면)일정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수고로움에 대한 답례"라면서 "사례비를 책정할 때 최저시급을 기준으로 병원에 머무는 시간과 시험 도중 참여자가 준수해야 할 규칙이 있는 것도 감안한다"고 덧붙였다.
미래의학센터는 임상시험 활성화를 위해 임상시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과 함께 임상시험 참여 주기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센터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의약품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치료제, 진통·소염제, 항생제, 항히스타민제 등이다.
홍 과장은 "2019년 6월 '의약품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에 관한 규정'이 개정된 후 지원자 모집이 더욱 어려워졌다"면서 "지원자의 안전을 고려해 임상시험 참여 간격을 늘리려는 정부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식약처가 규정을 개정하기 전 지원자는 3개월 간격으로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었다. 홍 과장은 "임상시험 참여 간격을 일률적으로 정하기 보다 약물의 특성에 맞춰 적용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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