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삼성의 경영철학인 '인재제일'(人材第一)을 언급해 관심이 모아진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인왕실에서 이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등 6개 기업 총수와의 오찬간담회 갖고 민관 협업 청년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인 '청년희망ON'에 참여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인재는 기업의 가장 확실한 투자처"라며 "삼성은 '인재제일'이라는 창업주의 뜻을 이어 최고의 능력을 갖춘 '삼성인'을 배출해왔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삼성의 '인재제일'은 이병철-이건희-이재용까지 3대에 걸쳐 이어지고 있는 경영철학이다. 인재를 중시한 삼성의 경영철학은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의 발전에 공헌한다'는 경영이념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은 사람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신념을 갖고 인재제일 경영관을 사업보국(事業報國), 합리추구(合理追求)와 함께 삼성의 경영철학으로 강조해왔다. 그는 1957년 국내 최초로 공개채용을 실시했으며, 채용을 위한 적성 검사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했다.
호암의 인재제일 경영관은 지난해 별세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21세기에는 S급 인재 1명이 10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이건희 회장의 발언은 삼성 안팎에서 여전히 회자된다.
이건희 회장은 1993년 국내 최초로 대졸 여성 공채와 지원자의 종합적인 자질을 평가하는 삼성직무적성검사를를 도입했다. 1995년에는 공채의 학력 제한을 폐지하는 한편, 구성원 간 실력 중심의 경쟁을 유도해 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 부회장은 미래에는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삼성은 지난 1990년 입사 3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1~2년 동안 현지 언어·문화를 익히도록 지원하는 '지역전문가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 제도를 통해 양성한 80여개국 3500여명의 지역전문가는 삼성의 글로벌 시장 개척과 인재양성에 대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재용 부회장은 선대의 '인재제일' 철학을 계승, "위기 속에서도 미래를 위한 인재와 기술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평소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인재육성과 맞물려 창의적·도전적 조직으로의 변화를 위해선 수평적 조직문화 정칙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2016년 직급 단순화를 골자로 하는 제도 개편도 실시했다.
또 지난달에는 직급별 체류기간과 승격 발표를 폐지하고,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내용의 인사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는 업무 성과와 직무 전문성을 증명할 경우 몇 년 만에도 승격이 가능한 인사제도로, 실리콘 밸리식의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을 지향한다. 인맥이나 학력이 아닌 실력과 성과를 낸 직원에 정당하게 보상하되,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를 통해 구성원 전반의 근로 의욕을 고취한다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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