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문화' 잡지 발행…김영복 대표, 매장 위주 장묘문화 극복
'청아공원' 납골당 관리표준으로 벤치마킹
현재까지 3만 8000위 안치
'변신은 무죄'→촬영스튜디오 등 복합문화공간 도약
[고양=뉴시스] 배성윤 기자 = 매장 위주의 장묘문화를 극복하고 화장과 납골이라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대표납골당으로 우뚝 자리잡은 (주)청아공원이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개념조차 생소했던 지난 1999년 허가를 받아 2001년 11월 문을 연 청아공원은 이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입소문이 전해지면서 현재까지 약 3만 8000위의 고인을 모시고 있다.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대 규모다.
해마다 매장으로 인한 전 국토의 묘지화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던 1990년대 후반, 청아공원의 김영복 대표는 당시만 해도 이해도가 낮았던 납골당에 대한 구상을 '겁 없이' 시작했다.
전 국토의 묘지 잠식, 홍수 등으로 인한 묘지 관리의 어려움 등을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 방안이 장지의 집적화라고 판단한 김 대표는 해외의 납골당 실태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국내 실정에 최적화된 형태를 만들어내는데 촛점을 두고 청아공원을 설계했다.
장사법 등 관련 제도의 미비, 지역 주민들의 반대 등 숱한 난관을 뚫고 청아공원을 건축하는데는 성공했지만, 화장과 납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초기에는 1위의 고인을 모시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른바 '제도권'에 포함되지 않았기에, 납골당에 대한 정확한 개념과 기준조차 없어 고인을 어떻게 모시고 관리해야 하는지 모든 걸 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청아공원은 '화장문화'라는 잡지를 발행하고, 연예인 화장유언 서약식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인식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청아공원의 이같은 피나는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화장 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20년 전 13%에 불과했던 화장율은 2021년 현재 90% 이상으로 급상승하게 됐고, 이제는 화장이 보편적인 장례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청아공원은 유명을 달리한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등이 안치된 곳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코미디언 양종철(2001), 가수 길은정(2005), 영화배우 이은주(2005), 만화가 고우영(2005), 만화가 박봉성(2005), 코미디언 김형곤(2006), 개그우먼 김형은(2007), 야구선수 최동원(2011), 판소리 명창 박송희(2017), 레슬링 챔피언 이왕표(2018), 가수 이동원(2021년) 등이 있다.
특히, 청아공원이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쳐 이뤄낸 시설관리체계, 의전시스템 등은 이후 생겨난 수많은 납골당들의 벤치마킹으로 관리표준이 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어렵지 않게 청아공원을 접할 수 있다.
배우 원빈의 대표작 '아저씨'와 현빈·하지원의 '시크릿 가든'을 비롯해 '신사의 품격', '추적자', '황금물고기', '동백꽃 필 무렵', '오케이 광자매', '날아라 개천용', '라켓소년단', '편의점 샛별이' 등 무려 1000여 편이 촬영됐다.
고양시에 위치한 청아공원은 현재 연간 100만 명 이상 다녀가는 국내 대표적인 봉안시설로 성장했고, 명절기간에는 주변 식당들이 청아공원 추모객들로 호황을 누릴 정도다.
이제 개관 20주년을 맞이한 청아공원은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역주민들과 유족을 위한 배드민턴 체육관을 건립했고, 현재는 문화콘텐츠에 기여할 수 있는 촬영스튜디오도 운영 중이다.
1만평의 넓은 공원에는 참나무, 소나무 등 수천 그루의 나무와 형형색색의 장미와 철축 등이 식재돼 있어 유가족들과 주민들의 편안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
청아공원이 장묘문화를 이끌어가는 사회적 책임기업에서 한 발 나아가 복합문화공간으로 역할을 수행하는 문화기업으로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가 결코 과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영복 청아공원 대표이사는 "청아공원은 유가족들로 하여금 거부감 없이 화장이라는 장례문화를 선택하실 수 있도록 했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고인을 위한 공간에 대한 고민으로 출발한 청아공원이 이제는 살아있는 이들의 공간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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