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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학생 주는데 교부금은 증가, 교육비 손볼 때 됐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30 18:00

수정 2021.12.30 18:00

내국세 20.79% 의무할당
저출생 반영해서 고쳐야
초등학교 겨울방학이 시작된 30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초등학교에서 1학년 어린이들이 방학 숙제와 개학 일정이 담긴 안내문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초등학교 겨울방학이 시작된 30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초등학교에서 1학년 어린이들이 방학 숙제와 개학 일정이 담긴 안내문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전면 개편하면 매년 25조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왜 그리고 어떻게 고쳐야 하나?(김학수 선임연구위원)'라는 보고서를 통해서다. 제도를 그대로 둘 경우 교부금 규모는 2020년 54조4000억원에서 2060년 164조5000억원으로 3배가 불어난다고 한다. 그런데 학령인구(6~17세)는 이 기간 45%가량 줄어든다.
학생 1인 기준으로 하면 1000만원에서 5440만원으로 오른다. 학생은 줄어드는데 교육예산은 눈덩이처럼 커지는 구조이니 심각한 재정손실이 아닐 수 없다.

교부금 액수가 학생 수에 상관없이 계속 증가하는 것은 법적으로 그렇게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중앙정부는 매년 부가가치세 등 내국세 중 일정비율을 교부금으로 지출한다. 경제규모가 커지면 자동으로 교육예산이 증가하도록 원천 설계된 것이다. 교부금 비율도 지속적으로 올랐다. 이 제도가 생긴 1972년 11.8%에서 2001년 13%로 올랐고, 2008년 이후 20%를 넘겼다. 내년 교부금은 20.79%가 반영된 65조원이다. 이 예산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배정된다.

시도 교육청의 방만경영은 여러번 도마에 올랐다. 학생 수가 줄어 매년 못쓰고 남은 교부금이 6조원이라고 한다. 시도 교육청은 예산 조기집행을 독려하며 모범학교에 포상금까지 줬다. 하지만 가이드라인 없는 몰아주기로 물의를 빚었다. 초중고 교육에만 사용이 제한된 기계적 배정방식도 문제다. 차고 넘치는 교부금으로 1인당 소득 대비 초중등 교육투자는 세계 1위다. 반면 1인당 고등교육투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하위권이다. 초중고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다가 대학에 들어간 뒤 최하위 혜택을 받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초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이던 1970년대 초 교육예산은 절실했다. 인구 팽창기라 학교도 짓고, 교사도 더 채용했다. 지금은 완전 딴판이다. 교부금 산정방식도 저출생 시대에 맞게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
KDI는 교부금 총량을 경상성장률 수준으로 증가시키되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는 새로운 산정방식을 제안한다. 어떤 형태로든 개편 논의가 불가피하다.
내국세 20% 할당제 같은 고정배분 방식은 시대착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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