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삼성 中공장 봉쇄식 관리 운영… 시안 확진자 제로 후 해제 [中 시안 봉쇄 후폭풍]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30 18:08

수정 2021.12.30 21:19

반도체 생산라인 일시 축소
허가증 없으면 공장 접근 못해
협력사 직원 등 대부분 격리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지난 29일 음식물과 생필품들을 통행차단으로 억류된 거주민에게 전달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지난 29일 음식물과 생필품들을 통행차단으로 억류된 거주민에게 전달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허가증이 없으면 삼성 공장 입구조차 접근 못해요."(중국 시안 삼성전자 협력사 관계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산시성 시안의 삼성전자 공장이 외부와 소통이 단절돼 사실상 고립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봉쇄령으로 시안 반도체사업장의 생산라인을 일시 축소했지만 수일 내에 정상적 재가동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중국 시안 소재 한국기업 관계자는 "알고 지내던 삼성 협력사 직원에게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전해주려고 했으나 아예 가능하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허가증이 없으면 생산공장 입구조차 접근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시안 생산단지에는 삼성전자와 대형 협력사 20여곳이 입주해 있다.
2~3차 협력사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대폭 늘어난다. 현재 봉쇄와 격리로 인해 대부분 출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위 협력사로 갈수록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일을 하는 인력이나 물류 운송직원들도 매일 혹은 이틀에 한번 핵산검사 음성증명서를 제출한 뒤 허가증을 따로 받아야 출입이 가능하다.

시안 삼성공장의 봉쇄가 장기화되면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에도 차질이 생긴다. 시안에 위치한 낸드플래시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생산기지다. 생산능력은 삼성전자 전체의 42.5%, 세계 전체 생산량의 15.3%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안에 배터리 전용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SDI는 아직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지만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봉쇄 해제가 기약이 없다는 점은 삼성전자와 협력업체들을 더욱 긴장하게 만든다. 중국 지방당국은 통상 '제로 코로나' 이후 카운트에 들어간다.

즉 시안에서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는 시점부터 며칠이 지나야지만 봉쇄를 푼다는 의미다. 당장 내일 제로코로나가 되더라도 앞으로 수일 동안은 이렇게 지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29일 하루 동안에도 155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5일 연속 150명이 넘었다. 산시성 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춘제 연휴기간 필요하지 않은 경우 지역을 떠나지 말고 예약 없이는 여행하지 말라고 공지했다.

중국공정원 장바이리 원사는 "1월 중순이면 감염사태가 진정되고 하순은 돼야 완전하게 잡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방역에 동참하는 기업의 경우 일부에 한해 봉쇄도 탄력적으로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그나마 희망이다. 전력난으로 중국 저장성, 장쑤성, 광둥성 등 지역에서 제한송전이 이뤄졌을 때도 한국기업들은 지방정부의 협조를 받은 사례가 있다.

한국기업 관계자는 "협력사들도 최소인원만 남아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한국기업만 풀어주면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어 아직까지는 방역당국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코트라(KOTRA)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시안에 진출해 있는 한국 법인은 모두 142곳이다. 이 가운데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60여곳에 달한다.


주중 한국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시안으로 들어가는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어도 소수 인원에 한해 입국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며 "앞으로도 기업 생산활동에 필요한 입국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안 방역당국은 지난 23일 0시부터 외출금지령을 내리고 주민 1300만명을 격리시켰다.
지난해 1월 우한과 후베이성을 폐쇄한 이후 가장 강력한 조치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