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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대결집 노리는 윤석열 "박근혜 회복되면 뵙고 싶다"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30 18:10

수정 2021.12.30 18:10

이틀째 대구·경북 민심 공략
'통신조회 공수처'에 원색 비난
민주당 향해 "정상적 정당 맞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가 30일 대구 현대로보틱스를 방문해 산업용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가 30일 대구 현대로보틱스를 방문해 산업용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파이낸셜뉴스 대구=전민경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30일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에서 이틀째 여권을 향한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두고는 '미친 사람들'이라는 원색적 표현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선 '확정적 중범죄'라는 말을 쓰며 이례적으로 비판 수위를 높였다.

대구를 정치적 고향으로 둔 박근혜 전 대통령에는 "찾아뵙고 싶다"는 메시지를 내놓는 등 보수층 결집을 시도하고 나섰다.

윤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선대위 발대식과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자신과 자신의 부인, 국민의힘 의원 등의 통신기록을 조회한 공수처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 의원들 100여 명이 참여한 단체대화방까지 털었더라. 미친 짓이다"라며 불법 선거 개입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과 이 후보를 향해선 "대장동 범인이기 때문에 (특검을) 안 받는 것 아니냐"면서 "제가 이건 확정적 중범죄라고 표현을 한다. 이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는 정당은 뭐하는 정당인지, 정상적인 정당이 맞나. 완전히 망가졌다"고 질타했다.

또 "국격이 무너져도 어떻게 이렇게까지 무너지는지 눈을 뜨고 볼 수가 없다"며 "우리가 힘을 합쳐서 이런 스트레스 받는 꼴에서 국민들의 정신건강이 편안해 지시도록 해드리자"고 강조했다.

전날에 이어 거친 발언이 쏟아지자 지역 당원 및 관계자들은 크게 환호했다. 윤 후보는 평소보다 목소리를 높여, 격정적인 어조로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이날 자정 석방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한번 찾아뵙고 싶다"고 말한 그는 다만 박 전 대통령의 건강 회복이 우선이니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간담회에서 "아직 입원해 계시고 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에 빠른 쾌유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윤 후보의 지지를 선언한 15개 친박(친박근혜) 단체들과 만나서는 "분골쇄신해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하지만 우리공화당 등 일부 친박 단체들은 윤 후보가 일정을 치르고 있는 당사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과 시위를 이어가면서 혼선을 빚기도 했다. 윤 후보가 과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한 점을 들어 대구 방문에 반감을 드러낸 것이다.


한편 이 후보는 윤 후보의 거칠어진 발언에 "왜 저러실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똑같은 내용이라도 표현의 방식은 매우 다를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 상황도 매우 어렵고 국민들이 고통받는 시기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분노의 언어보단 희망의 언어를 써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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