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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에너지 지표 흐름 보니…지역 간 전력자립도 '균형'

뉴스1

입력 2021.12.31 13:45

수정 2021.12.31 14:05

연도별 지역 전력자립도 변화 추이. 행정구역별 색상은 전력자립도를 뜻하며 색이 짙을수록 전력자립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2000년 초반 유독 진하게 표시됐던 충남·호남지역 색상이 시간이 흐를수록 타지역과 균형을 이루고 있다.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제공) © 뉴스1
연도별 지역 전력자립도 변화 추이. 행정구역별 색상은 전력자립도를 뜻하며 색이 짙을수록 전력자립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2000년 초반 유독 진하게 표시됐던 충남·호남지역 색상이 시간이 흐를수록 타지역과 균형을 이루고 있다.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제공) © 뉴스1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우리나라 지역별 전력자립도 격차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까지 산업시설은 적고 발전소가 많아 전력 생산기지 역할을 한 충남과 전남의 전력자립도가 유독 높았던 것에 비해 시간이 흐를수록 지역 간 격차가 줄어드는 모습이다.

◇전력자립도 '중앙집중→지역분산식' 변화

31일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이 국내외 통계를 바탕으로 탄소중립을 향한 국내 에너지 부문의 객관적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제작한 '에너지 지표로 살펴보는 한국의 탄소중립'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대비 2019년의 지역별 전력자립도는 경기 43.28%→60.13%, 강원 64.44%→175.44%, 전북 13.98%→55.12%, 제주 67.62%→74.34%로 각각 개선됐다.

반면 발전시설이 많아 전력자립도가 높은 충남·전남·경북·경남은 모두 200~400%대에서 100~200%대로 낮아지면서 일부 지역에 편중된 중앙집중식에서 '지역분산' 추세로 흘러가는 양상이 뚜렷했다.

재단은 전력자립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다양해 핵심 요인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신규 발전설비가 여러 지역에 고르게 분산된 결과로 원인을 추정했다.



◇탄소중립 흐름에 석탄·원자력 '지고', 풍력·태양광 '뜬다'

국내 에너지원별 현황을 보면 우리나라 석탄화력 비중은 경쟁국가 대비 높은 편이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의 2021년 12월 말 자료 기준으로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는 14개 부지에 모두 57기가 가동 중이다. 이날 퇴역하는 호남화력 2기는 제외한 수치다.

하지만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석탄화력발전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는 설계수명 만료 이전에 조기 폐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오는 2034년까지 모두 24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한다는 계획이다. 이럴 경우 석탄화력 총 발전량은 1/3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원자력 발전도 '탄소중립' 흐름에 정체기를 맞았다.

우리나라는 200년대 들어 전체 발전에서 원자력 비중이 20%를 넘어서고, 원자력 수출국 지위에 오를 정도의 주요 원전 국가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의 안전성이 도마에 오르면서 기존 원전 계획을 재검토하는 등 성장세가 정체된 상태다.

국내 원자력발전은 모두 24기가 운영 중으로, 오는 2030년까지 이중 10기의 수명이 만료될 예정이다.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은 주요 발전원으로 부상 중이다. 풍력발전은 경제성이 가장 높은 재생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정부는 풍력발전 관련 산업을 조기 육성해 가치사슬을 완성하고 발전단가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낮추고자 신규 풍력발전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 제도인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개편하면서 육상풍력과 해상풍력의 가중치를 상향하여 풍력발전 투자 유인을 높였다.

현재 육상풍력발전 국내 누적 설치량은 2016년 1GW를 돌파한 이래, 현재 운영 중인 상업용 발전단지는 2019년 기준 전기사업허가를 획득한 상업용 풍력단지만 215개소, 12GW에 달할 정도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태양광은 코로나19 장기화에도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하며 국내 재생에너지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20년 국내 태양광발전 신규 보급용량은 4GW에 육박했다.

태양광 발전에서 주목할 점은 타 발전방식에 비해 대도시 설치 비중이 결코 적지 않다는 점이다.
건물 옥상·창호·아파트 베란다 등 도심환경에도 적용하기 용이한 특장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태양광발전 설비는 농지 태양광이 많은 호남지역에 집중돼 있지만, 풍력에 비하면 인구밀집지역과 농어촌지역의 격차가 크지 않은 편이다.
풍력은 바람이 강한 강원도 산간지역이나 제주도에 더 많은 것과 달리 태양광은 일조 조건이 우수한 충남 및 전라남북도 지역에 주로 설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