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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균의 골프장 산책] 겨울여행 맛집, 세이지우드CC&호텔 홍천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2 12:25

수정 2022.01.02 14:25

잭 니클라우스 설계 27홀 대중제
2017년 71실의 럭셔리 호텔 오픈
다양한 부대시설 호텔 정상영업
골프 코스는 2월말까지 동계휴장   
백설로 덮힌 세이지우드CC 홍천
백설로 덮힌 세이지우드CC 홍천
홍천(강원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세이지우드에서 길 잃기(Getting Lost in SAGEWOOD)'.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세이지우드CC 홍천&세이지우드 호텔이 여행객들로 하여금 가장 알차고 치유적인 여행이 될 수 있도록 주는 팁이다. 역설적으로 세이지우드에서는 길을 잃어야만 여행이 더욱 즐거워진다는 것이다. 미국의 작가 리베카 솔닛의 저서 '길 잃기 안내서'에 그 이유가 잘 설명돼 있다.

솔닛은 자신의 저서에서 '길 잃기는 우리 자신의 경계를 벗어나 자아를 미지의 영역으로 더 확장시키는 일이다. 사물을 잃는 것은 낯익은 것들이 점차 사라지는 일이지만 길을 잃는 것은 낯선 것들이 새로 나타나고 세상이 이전에 알던 것보다 더 커지는 경험을 전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연친화적으로 조성돼 마치 식물원에 와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세이지우드CC 홍천
자연친화적으로 조성돼 마치 식물원에 와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세이지우드CC 홍천
'길을 잃기'에 안성맞춤인 세이지우드는 골퍼들 사이에서 '겨울여행'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2013년 5월에 개장한 27홀 골프장(드림, 비전, 챌린지 코스)은 설국(雪國)으로 변해 오늘 2월말까지 휴장이지만 마치 숲속 별장과도 같은 세이지우드 호텔이 문을 열고 겨울 여행객들을 맞이 하고 있다.

인간이 가장 쾌적함을 느낀다는 해발 765m에 위치한 세이지우드를 두 가지 색으로 표현한다면 요즘같은 겨울의 순백(純白)과 나머지 계절의 푸르름으로 나뉜다. 세이지우드로 개명되기 이전 이름이 '블루마운틴'이었던 것도 바로 그래서였다. 말 그대로 '청산에 살어리랏다'를 몸소 실천할 수 있는 곳이다. 물론 붉게 타는 가을의 홍엽(紅葉)도 빼놓을 수 없는 비경이다.

골프장 입구에 들어서면 저 멀리서 소의 뿔 처럼 우뚝 솟은 두 개의 산봉우리가 여행객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생긴 대로 이름을 붙여 '소뿔산'이란다. 봉우리가 흰눈에 덮힌 요즘이 가장 절경이다. 겨울 이외의 계절에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백암산의 설경도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자작나무와 호수가 어우러져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세이지우드CC 홍천
자작나무와 호수가 어우러져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세이지우드CC 홍천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설계한 골프코스는 현재는 눈이불을 덮고 동면에 들어갔다. 내년 3월이 되어야 최상의 컨디션으로 굶주린 골퍼들의 골프 허기를 달래줄 수 있다. 라운드는 할 수 없지만 드림코스 5번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마치 영화 설국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세이지우드 골프장은 비회원제로 운영된다. 코스의 특징은 요행보다는 골프의 정석을 만끽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각 홀이 독립적이어서 27홀 각각이 완전 다른 느낌이다. 당연히 샷밸류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드림코스는 3개 코스 중 경사가 가장 완만해 편안한 느낌이다. 외씨 버선 처럼 선(線)이 아름다운 코스다. 산양을 방목했던 목장 부지를 원형 그대로 살렸기 때문이다.

비전코스는 아름다운 호수의 유혹이 오랫 동안 기억에 남는 코스다. 세이지우드 8개 연못의 물이 계류를 따라 흐르다 한 곳에 모여 만들어진 대형 폰드다. 3개홀이 이 호수와 접해 있는데 2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내려다 보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마치 링크스코스에 와있다는 착각이 들게 한다. 첩첩산중에서 만난 링크스스타일이라니 탄성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세이지우드 3개 코스 중에서 바람이 영향이 가장 심한 곳이 바로 비전코스다. 챌린지코스는 말그대로 도전욕을 자극하는 코스다. 특히 세이지우드 전 홀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4번홀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생명력이 넘치는 한 폭의 진경산수화를 보는 듯 하다.

세이지우드의 겨울철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럭셔리하고 프라이빗한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세이지우드 호텔이다. 71실 규모의 이 호텔은 자작나무 숲이 둘러 싼 '숲속의 별장'으로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다. 럭셔리 호텔 브랜드 '포시즌스 호텔 서울'을 운영하는 미래에셋이 운영한다. 골프장보다 늦은 2017년에 이 호텔이 문을 열면서 세이지우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고급 골프리조트로 자리매김했다.

세이지우드CC 홍천 드림코스 1번홀 전경
세이지우드CC 홍천 드림코스 1번홀 전경
호텔 내부는 대부분 우드를 활용해 자연스러우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코끝으로 희미하게 느껴지는 우드향이 세이지우드에서의 스테이를 한층 더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최신 설비를 구비한 대강당과 여러 형태의 회의실을 갖추고 있어 기업 세미나 장소로도 인기다.

하지만 이 곳을 가장 많이 찾는 여행객은 가족 단위다. 다양한 부대시설 때문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수영장이다.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하늘에 맞닿아 이어진 산봉우리를 한눈에 담는 것만으로 격이 다른 가치를 경험케 하는 야외 수영장과 천창을 통해 내리 쬐는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한가로이 몸의 피로를 씻어낼 수 있는 실내 온수풀이 있다.

또 다른 피로 회복제 사우나&노천탕, 거울같이 잔잔한 수면 위에 반사된 '추억'이라는 이름의 피사체를 보고 있노라면 사색의 문이 열리게 되는 미러 폰드, 최첨단 장비를 갖춘 피트니스클럽, 탁구장과 당구장, 스크린골프와 인도어 연습장, 노래를 부르며 추억을 되새김할 수 있는 뮤직 룸, 또 다른 여행의 시작으로 1800여권의 양서로 채워진 북카페와 라이브러리 등 다양한 부대시설로 채워졌다.

호텔은 1월에는 주말(금~일)에만 운영된다. 일요일까지 숙박하는 고객은 월요일 조식까지 서비스가 된다. 3월20일까지 3가지 종류의 겨울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한 잔의 와인과 한 권의 책이 주는 위로가 테마인 '북 스테이 패키지', 심플한 구성으로 완벽한 휴식을 주는 '타이니 저니 패키지', 그리고 '쉼' 본질 그대로의 위로를 주는 '어 레이지 데이 패키지'다. 모두 1박에 조식을 포함하고 있고 구성 요소만 다소 차이가 있다.

세이지우드 홍천 호텔 야외 수영장. 멀리 보이는 소뿔산 설경과 대조로 장관이다.
세이지우드 홍천 호텔 야외 수영장. 멀리 보이는 소뿔산 설경과 대조로 장관이다.
세이지우드 클럽하우스 스타트하우스에서는 한시적으로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겨울 카페'를 운영한다. 커피와 차, 세이지우드 홍천 레스토랑 파티시에가 만든 다양한 디저트도 즐길 수 있다. 호텔에서 카페까지 산책로를 이동하면서 만나게 되는 코스의 설경은 보너스다.

여행객들의 구미를 당기는 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세이지우드 홍천 레스토랑 디너’와 ‘윈터 카페 음료&디저트’ 상품을 묶은 '디너 애프터 어 워크(Dinner after a walk)' 이벤트다.
세이지우드 홍천의 여러 플레이스를 방문하고 스탬프를 모으면, 카페와 레스토랑 메뉴를 할인해주는 '파인드 세이지우드' 이벤트도 1월부터 실시한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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