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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두뇌 달고 인간과 교감… 서비스로봇, 비대면 시대 누빈다 [2022 신년기획]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2 17:33

수정 2022.01.02 17:34

V KOREA 다시 뛰자, REFRESH (1) 로봇
한국 로봇, 아직은 산업용이 55%
서비스용 로봇은 11% 그치지만
팬데믹 거치며 급성장 기대
대기업 투자 늘고 특허출원 늘어
산업현장은 '협동로봇' 부상
센서·지능화 통해 협조기능 수행
AI두뇌 달고 인간과 교감… 서비스로봇, 비대면 시대 누빈다 [2022 신년기획]
코로나19 장기화는 우리 경제와 기업들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불확실성 시대로 내몰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먹는 코로나 치료 알약' 승인이 이뤄지면서 올해는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희망이 커지고 있다. 또 향후 5년간 우리 기업들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대통령 선거도 예정돼 있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올해 불황 극복과 경제 발전을 위한 해법을 'Refresh'로 정하고 '다시 뛰자 리프레시(Refresh) 대한민국' 기획을 준비했다. Refresh는 우리 산업의 먹거리라 할 수 있는 로봇(Robot), 전기차(ev), 항공(fly), 자원선순환(reuse), 에너지(energy), 스토리(story), 인간(human)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로, 이번 기획 시리즈를 통해 우리 기업의 미래 비전과 전략을 짚어보고자 한다.

국내 로봇산업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비약적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미래 산업 주도권을 쥐려는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와 정부 지원이 맞물려 서비스 로봇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공장 가동 중단과 인력난 등을 겪은 산업계가 공정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위해 로봇 도입을 서두르면서 저비용 효율과 안전성을 모두 갖춘 협동로봇이 산업용 로봇의 보완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대면에 서비스 로봇시장 급성장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로봇산업은 자동차, 전기전자 등 산업용 위주여서 서비스 로봇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한국의 산업용 로봇 가동대수는 32만대로 세계 3위권, 근로자 1만명당 로봇 대수인 로봇밀도는 868대로 세계 2위 수준이다. 국내 로봇산업 매출은 지난 2019년 기준 5조3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산업용 로봇은 2조9000억원, 서비스용 로봇 6000억원, 로봇부품은 1조8000억원 규모다. 산업용 로봇이 전체 시장 절반 이상인 54.7%를 차지한다. 반면 서비스용 로봇은 11.3%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서비스용 로봇 시장은 산업용에 비해 빠른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가정용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19년 46억달러(약 5조4100억원)에서 내년 115억달러(약 13조5000억원)로 연평균 35.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 등 전문 서비스 로봇은 같은 기간 126억달러(약 14조8300억원)에서 380억달러(약 44조7450억원)로 연평균 44.5%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급성장이 예상되는 로봇 산업에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서비스용 로봇 경쟁력도 강화되는 추세다. 가사 서비스용 로봇 관련 특허출원은 2016~2020년 5년간 평균 216건으로 나타났다. 2011~2015년 과거 5년간 109건과 비교해 5년간 연평균 16% 증가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사람과 교감하며 원하는 대로 움직이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 출원이 전체 출원의 36%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2020년 최근 10년간 전체 가사 서비스용 로봇 특허 출원 1622건 중 대기업이 가장 많은 647건으로 약 40%를 차지했다.

■협동로봇, 생산성 높이는 대안 부각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가속화되면서 협동로봇은 기존 산업용 로봇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인터랙트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2019년 협동로봇 시장 매출액은 6억7000만달러, 출하대수 2만2000대로 각각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했지만,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로 매출액은 11.3%, 출하대수는 5.7% 각각 감소했다. 2020년을 저점으로 V자 반등에 진입해 올해는 전년 대비 17.2% 성장하고, 2028년에는 협동로봇의 매출액이 전체 로봇 시장의 15.7%인 19억4000만달러(약 2조16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로나 여파로 매출이 뚝 떨어졌다.

다양한 센서와 지능화를 통해 스스로 판단해 협조 기능을 수행하는 협동 로봇은 전통적 산업용 로봇과 달리 안전펜스 등 방호장치 없이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인간이 작업하는 것이 효율적인 공정은 인간이 직접 하고, 나머지 공정은 로봇이 수행하도록 해 효율적인 분업화가 가능해진다. 시스템 호환성 부족, 비용 부담 등으로 스마트 제조 시스템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도 협동로봇이 자동화 공정의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10인 이상 중소 제조기업 6만7000개 중 스마트 공장을 구축한 기업은 1만9799개로 약 30% 수준이다. 77.9%(1만5423개)는 여전히 기초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협동로봇은 크기가 작아 공정 재배치가 용이한 데다 대당 도입비용도 2000만~6000만원 수준으로 전통 산업용 로봇의 25~30%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국내 협동로봇의 경우 핵심부품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만큼 정부의 지원 등을 통한 국산화율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올해 장비·로봇 분야의 연구개발(R&D)에 2690억원, 기반구축에 1144억원 등 총 3834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준명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국내 협동로봇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가 비중이 높은 핵심부품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R&D 투자 확대를 통한 자체 기술력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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