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설 연휴 전 검사장급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국은 현재 검사장급 승진인사를 위한 인사검증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박 장관이 독일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15일 이후, 늦어도 설 연휴 전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지난달 29일 법무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검 검사급(검사장급) 인사를 하고 싶다"며 "현재 광주고검과 대전고검 차장에 검사장급 직위 두 자리가 비어 있고, 전진(승진) 인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인사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이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검찰 인사라는 점에서 '보은성 인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앞서 법무부가 지난해 6월 4일 단행한 하반기 검사장급 인사에서는 사법연수원 28기를 주축으로 29기가 처음 검사장을 달았다. 27기 1명, 28기 5명, 29기 4명 등 총 16명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엔 30기 검사장이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검찰 내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감찰을 주도한 박은정(29기) 성남지청장, 김태훈(30기) 서울중앙지검 4차장, 진재선(30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 '친정부 검사'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승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 차장과 진 차장은 '운동권 출신'으로 이 정부 들어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장 등 핵심 보직을 거친 바 있다.
이들은 지난해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유력한 검사장 승진후보였으나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중간간부 인사에서 나란히 서울중앙지검 4차장과 3차장을 맡았다. 김 차장의 경우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의혹 전담수사팀 팀장을 맡고 있는데, 부실수사 비판을 받고 있는데다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사를 낼 경우엔 논란이 예상된다.
통상 검찰은 1년에 두 번 상·하반기에 정기인사를 단행한다. 평검사 인사의 경우 2월 첫째 주 월요일자로 이뤄진다. '검찰 인사의 꽃'이라 불리는 검사장 승진 인사 등은 보통 하반기에 낸다.
당초 검찰은 지난해 역대 최대규모의 물갈이 인사를 한데다 3월 대선을 앞둔 점을 감안, 소규모 인사를 점쳤다. 그러나 박 장관이 인사 의지를 밝히며 예상과 달리 중폭 이상의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검찰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한 검찰 간부는 "대선을 앞두고 잡음을 최대한 피해야 하는 시점이니 검찰 뿐 아니라 법무부 검찰국조차도 검사장급 인사가 크게 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들었다"며 "결국 '내 사람 챙기기' 인사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검찰 간부는 "어떻게든 친정권 성향 보은 인사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인사에서 검사장을 달면 꼬리표는 붙겠지만 어쨌든 승진을 못하는 것보다는 나으니 챙겨주려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직제개편과 함께 부장검사 등 나머지 인사 폭도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인사 콘셉트를 고민하겠다던 박 장관은 "중대재해 관련 전문성을 갖고 있고 관심이 높은 우수 자원을 뽑겠다"고 구체적인 구상도 내놓았다.
청과 부 신설로 인사 요인도 있다. 오는 3월 의정부지검 산하에 남양주지청이 개청하고, 수원지검 평택지청과 안산지청에 부(部)가 하나씩 더 생길 예정이기 때문이다. 평택지청과 안산지청에는 각각 부장검사 한 명과 10명 이내의 평검사가 자리를 옮기고, 남양주지청은 차장검사가 없는 소규모 지청인 '부치지청'으로 2개 부(部)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검찰 인사를 발표하면서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옛 수사정보정책관실)을 폐지·개편하는 내용이 포함된 직제개편안도 함께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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