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ㆍ충남=뉴스1) 임용우 기자 = 경찰 간부 계급 중 하나인 경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인사적체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압정형 조직 구조라는 평가를 받는 경찰조직에 경감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근속승진으로만 대전청에서 166명이 경위에서 경감으로 승진했다. 지난 2018년 21명이었던 경감 근속승진자가 불과 4년만에 790% 늘어난 것이다.
대전청에서는 2019년 33명, 2020년 38명, 2021년 101명이 각각 근속승진을 통해 경감으로 승진한 바 있다.
근속 승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근속승진 대상을 지속적으로 완화하고 있어서다.
현재 경감 근속승진 대상은 경위로 근무한지 8년 이상된 사람으로 이중 40%가 승진하고 있다.
충남청에서는 올해 184명이 경감 근속승진에 성공하며 지난 2018년(25명)보다 736% 늘었다. 2019년 37명, 2020년 41명, 2021년 110명이 각각 경위에서 경감으로 승진했다.
매년 경감 승진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은 지속적으로 근속 승진 규정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2015년 이전 대상자 중 20%였던 경감 근속승진 비율은 2016년 30%, 2020년 40%로 각각 늘었다.
문제는 매년 경감 근속 승진자 증가가 인사적체 심화를 견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전청의 경우 경감이 595명에 달하며 전체 대전경찰(3404명) 중 17.5%에 달했다.
간부계급 중 하나인 경감은 시·도경찰청에서는 반장, 경찰서에서는 계장, 지구대에서는 지구대장을 맡아야 한다.
하지만 경감 인원이 많아지다 보니 하위 계급들이 맡아야 할 실무 업무를 맡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감들이 많아지다보니 한 사무실에 2~3명씩 실무자로 근무하는 경우도 나온다"며 "점차 하위직들은 줄고 고위직들은 늘어나는 추세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상위 계급인 경정 등으로 승진하는데 더욱 목을 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감은 근속승진이 가능한 마지막 계급으로 경정이 되기 위해서는 심사와 시험 등을 통해 가능하다.
심사 승진 시 경찰 입직 경로와 승진 년도 등을 살필 때 경쟁자가 최소 100명에 달할 수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경감으로만 부서를 꾸릴 수도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경정이 되지 못한 경감들이 점차 많아질 것"이라며 "조직이 노쇠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전보 인사에서도 물의가 예상된다. 경찰들은 전보 인사 이전 희망 근무지를 접수하는데 경감 보직은 늘고 있지 않아 실무 업무를 기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전청 관계자는 "경감 계급이 과원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일반직 공무원에 비해 승진이 어렵다는 문제는 여전하다"며 "경감들을 시경찰청으로 들여 인사 적체를 최대한 방지하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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