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저의 어떤 일반적인 이미지에 안주하지 않고 무너뜨리려고 하고 확장시키고 다른 부분을 보여드리고 싶은 내면이 얼굴에 비균질적인 모습으로 드러난 것 같아요."
배우 권율이 영화 '경관의 피'(감독 이규만)의 강렬한 악역으로 돌아왔다. 지난 5일 개봉한 '경관의 피'는 일본 작가 사사키 조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위법 수사도 개의치 않는 광수대 에이스 강윤(조진웅 분)과 그를 감시하게 된 언더커버 신입경찰 민재(최우식 분)의 위험한 추적을 그린 범죄수사극이다.
권율은 극 중 접근 불가능 상위 1%만 상대하는 범죄자 나영빈 역을 맡았다. 나영빈은 광역수사대 에이스 반장 박강윤(조진웅 분)조차 쉽게 잡을 수 없는 범죄자. 3년 전 박강윤이 피나는 노력 끝에 그를 체포하는 데 성공했지만 나영빈은 자신의 인맥과 배경을 동원해 빠져나가는 인물이다.
'경관의 피'는 범죄자를 잡는 과정에서 주인공 박강윤과 신입경찰 최민재(최우식 분)의 신념이 부딪치는 과정을 그려내는 영화다.
-개봉 소감 및 작품에 대한 만족도가 궁금하다.
▶개봉이 어려운 시기에 개봉을 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저 또한 영화를 보러 가기가 쉬이 예전만큼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시기다. 그럼에도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보면 안전하다는 것도 영화관을 다시 가기 시작하며 알게 됐다. '경관의 피'를 용기 있게 여러분께 관객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만족도는 배우들은 비슷할 거다. 자신이 했던 연기나 작품을 봤을 때 100% 만족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이 든다. 작품적으로 감히 말씀드리자면 영화에 대해 볼 때 하나의 미덕을 보고 쫓아가는 스타일인 것 같다. 이번에도 이 영화가 갖고 있는 장점과 미덕이 있다 생각한다. 제 주관적인 시선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배우들의 각자의 캐릭터 연기나 케미, 분위기 그런 부분들이 영화의 미덕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만족한다.
-'스파이더맨'을 꺾고 1위를 했는데 흥행 소감이 어떤가.
▶극장에 찾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많이 와주신 관객 분들이 오랜만에 나오는 한국 영화를 예쁘게 봐주셔서, 관심 가져주신 것에 대해 감사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 1, 2위가 중요하다기 보다 영화를 열심히 한 시간들,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감사의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한국 영화 관심 가져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극장은 안전한 곳이니까 많은 관객분들의 발걸음 부탁드린다.
-'경관의 피' 참여 계기가 궁금하다. 어느 대목에 끌려서 출연을 결심했나.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고, 딱 시나리오를 봤을 때 물고 물리는 관계성과 함께 흘러가는 것이 흥미롭더라. '박강윤이 나쁜 놈인가?'하고 최민재의 시선을 따라가기 시작했고 어느새 시나리오를 다 읽은 제 모습을 보며 무조건 해야겠다 했다. 두 신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꼭짓점에 있는 나영빈 역할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생각했다. 그래서 나영빈 캐릭터를 너무 잘 소화하고 싶었다.
-이번 악역은 두 주인공의 신념이 대립하는 지점에 있는 인물이라 했다. 이외에도 악역으로서 특별히 어떤 매력을 느꼈는지 궁금하다.
▶일단은 나영빈이란 인물 설정이 재벌도 아니었고, 누구한테도 어느 상황에서도 경찰이 들이닥쳐도 전혀 굽힘이 없는 인물이었다. 경찰에게 '또 보자' 하는 등 어느 곳에서도 굽히지 않고, 법보다 위에 있는 캐릭터라는 게 가장 끌리는 부분이었다. 조금도 당황하거나 무너지거나 하지 않는 느낌었다. 밟아도 없어지지 않는, 흙 속의 잡초가 아닌, 온실의 잡초처럼 이 인물이 가졌던 캐릭터가 가장 끌렸던 부분 같다.
-생각보다 나영빈 캐릭터의 분량이 적어서 아쉽진 않았나.
▶매 작품마다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계획했던 분량보다 편집 단계에서 온전히 담기지 않는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런 건 주연들도 애정을 담은 신이 편집 단계에서 작품적인 이유로 편집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온전히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지만 영화를 보고 얘길 나눴을 때 제 분량이 많아지는 것보다 좋은 흐름과 방향성, 상징성을 갖고 가는 방향에 동의를 했다. 영화가 사랑을 받고 잘 된다면 감독판으로 편집된 분량이 담겼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웃음)
-강윤, 민재 못지않게 영빈도 명품 의상으로 갖춘 것 같은데 피팅 등 준비 과정은 어땠나.
▶실제로 이번에 슈트를 맞춤으로 했는데 맞춤 가게가 굉장히 유명한 곳이었다. 슈트를 맞추고 싶을 때 비싼 곳이라 접근하기 힘든 곳이었는데 거기서 나영빈 의상을 진행하길래 깜짝 놀랐다. 그만큼 나영빈의 슈트를 신경 썼다. 맞춤 옷이 나오는 과정이 다른 작품보다 4~5배 더 시간이 많이 들었다. 원단, 소재, 조명 밑 반짝임까지 고려하고 감안하면서 나영빈 이미지를 만들어갈 수 있게끔, 패브릭 하나하나 준비 과정이 타이트하고 공을 많이 들였던 것 같다.
-나영빈 역할을 위해 12kg을 증량했는데 그 과정은 어땠나. 캐릭터를 위해 증량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기존에 날카롭고 샤프하고 예민한 그런 빌런들, 악역을 해왔다. 그런 필모그래피가 있었는데 박강윤이라는,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범죄와 맞서는 신념을 가진 사람과 최민재라는 합법적인 수사 안에서 경찰 본분을 지키는 신념을 가진 두 지점이 충돌하는 데 있어서 건드릴 수 없는 분위기를 보여주고 싶었던 게 증량의 시작이었다. 증량을 했을 때 걸음걸이, 옷 매무새, 덩치 등이 퉁퉁하고 무거운 느낌이 들면 '이 사람을 조금 더 범접할 수 없는 부분에 있는 위치'라는 느낌이 나지 않을까 하고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운동을 하고 6~7끼를 나눠 먹었다. 한번에 먹으면 소화가 안 되고 배출되기 때문에 알람을 맞춰놓고 똑같은 양의 식사를 꾸준히 하면서 점차 증량을 시작해 나갔다. 아침, 저녁으로 운동도 했다. 또 감독님께서는 너무 근육이 쪼개지는 걸 원치 않으셨다. 너무 살로만 찌는 것보다는 각이 생기지 않으면서 단단한 몸을 만들어달라는 어려운 부탁을 하셨다. 그런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도 게을리 할 수가 없었고 너무 기름지거나 튀김은 먹을 수 없었다. 그런 걸 먹었으면 더 쉽게 증량을 했을 텐데 그렇지 않다 보니까 꾸준하게 알람을 맞춰가며 먹고 운동을 해갔다. 그렇게 12kg을 증량할 수 있었던 방법이다. 단시간내 과도한 증량은 건강 악화를 초래한다.
-12kg을 증량하고 나서 효과가 궁금하다. 몸이 무겁기도 하고 연기하면서는 몰입하는 한편 불편한 느낌도 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78~79kg까지 갔었는데 지금은 71kg이라 8~9kg을 감량했다. 실제로 몸이 무거워지다 보니까 연기적으로 바닥에 닿는 느낌이 있더라. 테너, 바리톤이 자기 몸에 무게감 싣고 노래를 하는 것처럼 저도 연기가 무거워지고 더 거침없이 툭툭 밀고 가는 느낌들이 연기하면서 느꼈던 것 같다. 묵직하게, 무겁게 연기할 수 있는 것에 있어 도움을 받았다. 운동, 식단을 하며 증량했기 때문에 크게 몸이 힘들진 않았지만 옷이 타이트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외투가 커지다 보니까 얼굴이 작아보여서 주변에서는 살이 빠졌다고 하더라. 그런 얘길 듣는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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