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감히 영어를...프랑스 신분증에 같이 표기되자 반발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8 18:57

수정 2022.01.08 18:57

지난해 8월14일(현지시간) 프랑스인 관광객들이 스페인 코르도바의 라스 텐디야스 광장의 분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로이터뉴스1
지난해 8월14일(현지시간) 프랑스인 관광객들이 스페인 코르도바의 라스 텐디야스 광장의 분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로이터뉴스1

프랑스 시민들에게 새로 발급되고 있는 신분증에 영어가 동시에 표기되면서 프랑스어 최고 권위기관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프랑스 시민들이 해외 여행을 원활하게 하도록 신분증에 영어가 최근 추가됐으나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엘렌 카레르 당꼬스 소장은 “모든 공화국의 언어는 프랑스어여야 한다”라는 프랑스 헌법 내용을 언급하면서 신분증에 영어가 동시에 표기되는 것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지난 1635년 루이8세가 프랑스어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유럽연합(EU)은 신분증에 사용되는 언어에는 최소 2개 이상의 회원국 언어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면서도 선택은 각국에 맡기고 있다.


독일의 경우 자국 시민들의 신분증에 독일어 외에 영어와 프랑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EU를 탈퇴한 영국도 프랑스어가 같이 표기된 여권도 발급하고 있다.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변호사까지 고용해 장 카스텍스 총리에게 영어 표기 중단을 요구했으며 보수성향 일부 의원들은 새 신분증이 프랑스적인 정체성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프랑스어는 현재 세계 약 2억~2억7000만명이 모국어나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영어에 밀리면서 지난 2020년 EU를 취재하는 프랑스 기자들은 프랑스어의 경쟁력 우위가 떨어지고 있는 것에 불만을 토로해야 했다고 AFP는 전했다.

이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올해 프랑스가 앞으로 6개월동안 EU 의장국이 된 것에 맞춰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어로만 진행했다.


AFP는 프랑스가 의장국인 기간동안에는 행사를 프랑스어로 진행될 것이며 회원국 관계자들에 대한 언어 교육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