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지난 2021년 예능계 흐름을 주도한 포맷 중 하나는 연애 리얼리티다. 2021년 7월 시즌1이 방송됐던 MBN '돌싱글즈'는 수많은 연애 리얼리티 예능 중 단연 큰 성공을 거뒀다. 돌싱들의 만남과 동거를 그린 시즌1이 방송되면서 최고 시청률 3.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를 달성했고, 9월 종영 후 한달 만에 시즌2로 돌아왔다. 이달 8일 마지막 방송을 한 시즌2는 최고 시청률 5.5%를 달성, 시즌1보다 높은 성적과 화제성을 기록했다.
'돌싱글즈'가 이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연애와 결혼관의 달라진 세태를 반영한 예능이었기 때문이었다.
'돌싱글즈' 시즌1과 2를 이끈 이는 박선혜 PD와 정선영 작가다. 두 사람은 두 시즌을 마치며 예능의 성공이 기쁘면서도 시즌3에 대한 부담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정선영 작가는 유명인들의 '이혼'을 과감하게 다뤄 화제가 됐던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도 성공시킨 제작진으로, '돌싱글즈'의 성공 이유로 '리얼'을 꼽았다. 그는 "진짜를 이길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며, 과거 KBS 2TV '1박2일' SBS '런닝맨' 등 예능에 참여했던 경험을 살려 "더욱 리얼에 치중해서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그 '리얼함'은 돌싱들의 예측할 수 없는 동거 생활을 보여줬고 '돌싱글즈'의 큰 재미로 꼽혔다. 방송 내내 화제가 됐던 윤남기 이다은 커플의 영화 같은 사랑, 흥이 넘치던 이창수 김은영 커플의 티격태격했던 동거 생활, 서로에 대해 신중했기에 더욱 공감이 됐던 이덕연 유소민 커플의 이야기는 제작진의 개입 없이 그대로 담긴 덕에 더욱 생생했다. 제작진은 "시즌3에서는 더욱 솔직하고 과감하게 움직일 수도 있는, 진정성 있는 분들도 이전보다 많다"고 귀띔해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박선혜 PD, 정선영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돌싱글즈'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봤다.
-'돌싱글즈2'가 호평 속에 종영했다. 종영을 맞이한 소감은.
▶(박선혜 PD) 사실 많이 부담됐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랑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정선영 작가) 프로그램 끝날 때마다 섭섭한 마음이 있는데 이번에는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하니까 섭섭한 마음보다는 반응 면에서는 좋게 끝나서 업 돼 있는 상태이긴 하다. (웃음) 기분도 너무 좋고. 너무 잘 돼서 다행이다, 정말 좋다.
-시즌제가 빨리 이뤄졌는데 처음 기획 당시에도 시즌3까지 나올 거라고 예상을 했나. MBN 내부에서는 히트 예능에 대한 반응이 어땠는지.
▶(박선혜 PD) 시즌제가 되면 좋겠다고, 만든 사람 모두 그렇게 생각했다. 시즌1을 하면서 시즌2가 결정이 됐고, 작가님들이 고생해주신 덕에 출연 후보자들도 많이 갖고 있어서 다음 시즌이 빨리 진행됐다. 내부적으로도 칭찬도 많이 해주셨다. 시즌1에 이어 시즌2도 잘 되면서 시즌3 대한 기대를 많이 하고 계셔서 부담이 많이 된다. (웃음)
▶(정선영 작가) MBN에 처음 들어왔을 때 2049 시청층 비율이 낮아서 (비율을) 높여줬으면 좋겠다는 게 있었는데 '돌싱글즈'가 나오고 2049를 끌어들였다. 당연히 내부적으로 반응이 좋다.
▶(박선혜 PD) 2049를 목표로 했는데 목표치도 달성한 것 같다. 실제로 많이 오른 게 느껴지고 OTT인 넷플릭스에도 들어가게 되면서 20, 30대들의 반응도 느꼈다.
-'돌싱글즈'가 처음 나왔을 당시 굉장히 파격적인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았었다. 당시 이혼이나 재혼, 돌싱 남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예능들이 막 등장할 때였는데, 당시 내부에선 우려가 없었는지, 어떻게 기획이 이뤄졌나.
▶(박선혜 PD) 당시 작가님이 '우리 이혼했어요'를 하시면서 포문을 열어주셨다.
▶(정선영 작가) '우리 이혼했어요'를 하면서 돌싱들도 다뤄보고 싶었다는 생각을 했었다. 돌싱들을 수면으로 끌어들여서 프로그램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돌싱들의 매칭 프로그램을 하고 싶었다. MBN에서 돌싱들에 집중해보자 한 게 맞아떨어졌다. 돌싱들의 이야기라고 해서 우울하게 하고 싶지 않았고, 예능에서 그리고 싶은 방향이 잘 맞아서 함께 하게 됐다.
▶(박선혜 PD) 작가님은 '1박2일'을 오래 하셨고, KBS에 계셨던 PD 선배님들이 MBN에 많이 계시다. 그 인연으로 소개가 닿아 함께 일하게 됐다.
-'우리 이혼했어요'를 했던 경험을 살린 부분도 있나.
▶(정선영 작가) 어쨌든 둘 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1박2일'과 '런닝맨' 등 리얼 버라이어티를 많이 했지만, 일반인 연애 리얼리티에서 '리얼'을 어떻게 할지 어렵긴 했다. 리얼이라고 해도 사람들이 '대본이 있다'고 하시는 등 오해를 하시는 부분이 많다. 그걸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욕심 때문에 이번에는 더욱 리얼에 치중해서 만들었다. 이전의 경험이 없으면 이렇게까지 리얼하게 할 수 있었을까 했다. 이번에도 제작진의 큰 개입 없이 리얼함을 잘 담을 수 있었다.
-돌싱을 다루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없다 보니 출연자 선정이 많이 고민됐을 것 같다. 처음에는 어떻게 출연자를 선정했나.
▶(박선혜 PD) 처음 기획에 들어갔을 때는 너무 힘들었다. 시즌1 때는 이혼하신 분들이 이혼한 사실을 드러내는 것에 큰 거부감이 있었다. 초반에는 그런 것이 힘들었던 와중에 진정성 있게 상대를 찾고자 하는 걸 주요 기준으로 봤다. 재혼까지도 고려를 하고 그런 마음이 강해야 방송 하면서도 진정으로 사랑을 찾는 모습을 보여주실 수 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이혼 사유와 같은 민감한 개인 사생활이기도 하다. 출연자들은 이런 부분에 대한 노출을 어느 정도 감안하고 나올테지만 그럼에도 다루기 조심스러운 부분들도 있었나.
▶(정선영 작가) 출연을 결정하신 후에 그런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한다. 이분들이 이혼에 있어 유책 사유자가 아니니까 (이혼 사유에 대해) 말은 할 수 있지만 이혼 상대와 얽혀 있는 게 많다. 그런 것에 대해 저희도 굳이 방송에 낼 생각은 없어서 어디까지 나갈지 출연자와 이야기하는 편이다.
▶(박선혜 PD) 어디까지 방송에 나가도 되는지 출연자들이 저희와 얘길 많이 하셨다.
-시즌1도 재밌었지만 시즌2 반응이 더욱 뜨거웠다. 그 이유는 뭐라 생각했나.
▶(정선영 작가) 조금 더 리얼해 보이는 것 같다. 시즌1 때는 없는 프로그램을 처음 하시는 분들이셨다. 당시엔 무슨 프로그램이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시는 분들이고, 어디까지 해야 할지 모르시는 상태였다. 물론 그 시간과 공간에선 진심으로 해주셔서 뭔가 의식을 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시즌2는 다 서로 친하게 지내고 분위기 자체가 더 좋아서 시청자 분들도 재미를 느끼신 것 같다.
▶(박선혜 PD) 시즌2에선 양육자가 많았다. 그런 부분에서 공감을 형성하시더라. 그러면서 친구처럼 잘 지내셨다. 친해져야 관계에서 감정이 올라가게 되는데, 친해지는 과정이 빠르기도 했고, 금방 친밀도도 깊어졌다.
-연애 리얼리티를 연출해보니 그런 점의 매력은 뭔가.
▶(박선혜 PD) 이전에도 일반인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했었는데 어려운 점도 분명 있었지만 '진짜 이야기들'이 훨씬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필요가 없는 분들이시지 않나. 진짜 감정들이다 보니까 시청자 분들이 훨씬 공감을 해주시는 것 같다. 제작진으로서도 재미와 희열이 훨씬 있는 것 같다.
▶(정선영 작가) '진짜를 이길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고 하지 않나. 그분들은 표정을 숨길 수 없고 속내가 다 보인다. 연예인 분들은 거리감 있게 보이는데 일반인분들이 하시면 내 이야기인 것 같고 내 생황인 것 같고 더욱 밀접하게 느껴져서 몰입감이 실감나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게 큰 매력이다.
<【N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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