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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 가상자산 정책 앞세워 2030 표심 노린다

이재명, 연일 가상자산·P2E 공략..2030 정조준
윤석열 "미래 대응 균형잡힌 규제와 지원 정책 시급"
개발자 출신 안철수 "정부 가상자산 인식 한심"
[파이낸셜뉴스] 20대 대통령 선거를 50여일 앞둔 가운데 여야 유력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가상자산 정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30세대가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주목되면서 가상자산과 P2E(Play to Earn) 게임, 메타버스 등에 대한 관심이 높은 2030세대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후보, 연일 가상자산·P2E 정책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가상자산과 일명 '돈버는 게임' P2E 관련 정책을 본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최근 디지털·혁신 대전환위원회 정책 1호 발표 행사를 게임업체 컴투스의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Com2Verse)'에서 진행했다. 행사에 참여한 송재준 컴투스 대표가 "정부 규제로 인해 P2E 게임시장에서 세계 게임업체와 경쟁하는 것이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자, 이재명 후보는 "변화가 빠른 시대에는 시장의 변화, 혁신과 창의를 존중해서 정말 해서는 안 될 것들을 정한 다음 나머지는 자유롭게 풀어주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 사후 규제하는 방식을 도입해 자유로운 혁신공간을 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들, 가상자산 정책 앞세워 2030 표심 노린다
이재명 후보는 최근 디지털·혁신 대전환위원회 정책 1호 발표 행사를 게임업체 컴투스의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Com2Verse)'에서 진행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송재준 컴투스 대표가 정부 규제로 인해 P2E 게임시장에서 세계 게임업체와 경쟁하는 것이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하자 이재명 후보는 "변화가 빠른 시대에는 시장의 변화, 혁신과 창의를 존중해서 정말 해서는 안 될 것들을 정한 다음에 나머지는 자유롭게 풀어준 후 문제가 생기면 그때 사후 규제하는 방식을 도입해 자유로운 혁신공간을 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사진=뉴시스

P2E 게임은 게임 아이템을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거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른바 '돈버는 게임'이라고 불리며 글로벌 게임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분야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게임이 환금성을 가지고 있으면 사행성 게임으로 분류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지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NFT 거래에 한해 P2E를 인정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21일 게임전문 유튜브 채널 'G식백과'에서 "P2E 게임이 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나쁘게 볼 필요 없다"며 "오히려 빠르게 적용하고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미래경제위원회와 디지털·혁신 대전환위원회 위원장에 각각 이광재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임명한 것도 눈에 띈다. 두 사람은 당내에서 대표적인 '가상자산 친화적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후보는 또 선거자금 후원자들에게 NFT(Non 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한토큰)로 영수증을 발행키로 했다. 이 후보 새해 메시지를 담은 NFT를 세계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에서 경매를 진행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해 가상자산 과세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1호 공약'을 통해 "준비 없이 급하게 추진된 과세는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라며 과세 시행 1년 유예를 내걸었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과세 시행을 1년 늦추는 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윤석열 후보 "미래 대응 균형잡힌 규제와 지원 정책 시급"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제기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정책포럼 '가상자산 제20대 대선 아젠다, 디지털자산위원회 설립 방안' 서면 축전을 통해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2000조원을 넘어서며 각국이 블록체인 기술 발전과 이용자 보호장치 마련에 나서고 있다"며 "아직 우리나라는 정부의 규제와 소극적 행정으로 국내 자산 산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이용자들 역시 직·간접적 손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래 변화를 선도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전진할 수 없다"며 "신기술이 재편할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 균형 잡힌 규제와 지원 정책 구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선 후보들, 가상자산 정책 앞세워 2030 표심 노린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해 5월 24일 블록체인 분야 스타트업을 방문해 창업자들을 만나고 있다. 윤 전 총장을 제외하고 왼쪽부터 하시은 논스 대표, 김재석 나인코퍼레이션 공동대표, 이범규 팀스파르타 대표(윤 전 총장 측 제공)/사진=뉴스1

윤 후보는 다만 P2E 게임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게임전문 매체 인벤(Inven)과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P2E 게임은) 소비자가 단순히 소비를 통해 즐기는 다른 문화산업과 비교했을 때 사행성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며 "국민 대다수가 이를 이해한다면 P2E에 대해 전향적 입장에서 최소한의 고려를 해 볼 수는 있겠지만, 환전이 가능한 게임에 대해서는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답했다. 윤 후보가 지난해 12월2일 '스타트업 정책 토크’에 참석해 "대한민국 미래는 스타트업에 있다"고 쓴 방명록이 NFT로 발행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가상자산 과세 유예 논란 당시에는 이 후보와 같이 '1년 유예'를 주장해 정부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윤 후보는 지난해에도 2018년 박상기 법무부장관의 가상자산 단속 발언에 대해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청년 싱크탱크 '상상23' 세미나에서 "금융 현상은 다 이유가 있어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현상을 받아들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가야 한다"며 "현재 중국이 암호화폐 거래를 불법화했고 2018년 우리나라도 법무부 장관이 단속하겠다고 해 굉장한 충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식 모델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윤 후보는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도 가상화폐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거래가 방해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우리도 미국의 모델을 벤치마킹해 따라가야 한다"고 했다.

개발자 출신 안철수 후보 "정부 가상자산 인식 한심"

IT 개발자 출신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을 비판해왔다. 최근에는 안랩이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 투자해 1000배 넘는 수익률을 본 경험담을 밝히며 주목을 받았다. 안 후보는 "만일 10년 전에 348조 9000억 원이었던 국민연금 적립금의 0.286%인 1조 원만이라도 이런 회사에 투자했으면 연금 고갈 걱정을 덜었을 것"이라며 "과학기술 중심 사고를 기반으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통찰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대선 후보들, 가상자산 정책 앞세워 2030 표심 노린다
IT 개발자 출신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을 비판해왔다. 최근에는 안랩이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 투자해 1000배 넘는 수익률을 본 경험담을 밝히며 주목을 받았다. 안 후보는 "만일 10년 전에 348조 9000억 원이었던 국민연금 적립금의 0.286%인 1조 원만이라도 이런 회사에 투자했으면 연금 고갈 걱정을 덜었을 것"이라며 "과학기술 중심 사고를 기반으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통찰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사진=뉴스1

안 후보는 유튜브 채널 'G식백과'에서 P2E 게임에 대해 자신을 "신중긍정파"라고 표현했다. 그는 "P2E가 허용되는 나라를 보면 그 안에서 자신의 직업을 찾고 수익을 거두는 등의 긍정적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며 "나쁜 측면이 있다면 이를 개선할 수 있는지 다른 시장의 상황을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과세유예 논란 당시에는 "가상자산 양도소득세 대신 주식처럼 거래세만 매기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안 후보는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열린 '가상자산 열풍과 제도화 모색' 간담회에서는 국가 주요 인프라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조성돼 있는 '블록체인 강소국' 에스토니아를 다녀온 경험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에스토니아는 블록체인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어느 정도인지 눈으로 보여주는 증거"라며 "대한민국으로 시선을 옮기면 우리 정부가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에 대한 인식이 정말로 한심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