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 해 동안 순직한 소방관 5명…되풀이되는 참사 대책은?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12 15:58

수정 2022.01.12 15:58

최근 10년간 순직한 소방관 49명
"현장 안전 강화 등 근본적 해결책 있어야"
소방관 3명이 순직한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현장에서 지난 10일 오전 경찰과 소방,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소방관 3명이 순직한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현장에서 지난 10일 오전 경찰과 소방,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화재 진압 현장에서 소방관이 순직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소방관의 희생을 막기 위한 안전망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화재 대응 매뉴얼을 정비하고 공사 현장의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0년간 소방관 순직 49명…"매뉴얼 재정비해야"
12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화재 진압이나 구조·구급 활동 중 순직한 소방관은 총 49명에 이른다.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1년에 약 5명이 순직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소방관 참사를 막기 위해 화재 대응 매뉴얼을 재정비하고 공사 현장의 안전관리를 강화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초임 소방관은 입소 후 3~4개월 교육을 받고 이후에는 2년에 1회 이상 훈련을 받도록 하는데 훈련의 기간과 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라며 "공사현장 같이 위험성이 높은 현장에선 상황판단 능력이 뛰어나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론과 인명수색 로봇 등 첨단 장비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경찬 동원과학기술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화재 진압 현장에서 소방관의 참변이 반복된다는 것은 그만큼 매뉴얼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특히 화재 현장 내부로 소방관을 투입 관련해 매뉴얼이 적절한지, 지휘 체계에 혼선은 없는지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물류창고는 구조적으로 복잡하고 타기 쉬운 단열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위험성이 높다"며 "단순한 매뉴얼 보강보다는 현장의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공사현장에 다양한 규제를 도입해 위험요소를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방관 3명이 순직한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현장에서 10일 오전 경찰과 소방,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소방관 3명이 순직한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현장에서 10일 오전 경찰과 소방,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평택 화재 원인 파악 중…노조 "대비책 없어"
경찰과 소방당국 등은 경기도 평택시 물류센터 신축 공사장에서 소방관 3명이 희생된 화재사건과 관련해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전날에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관계자 30여 명과 함께 공사장 2층 이상 상층부에 대한 감식을 벌였다.

이날 감식 결과에 따르면 화재는 지상 1층과 2층 두 곳에서 발생했고, 3층 이상 상층부로는 확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화재 현장의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구체적인 화재 원인을 확인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소방공무원 노조는 잇따른 소방관들의 순직에도 대비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6월 쿠팡 물류센터 화재로 소방관 순직 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또 다른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노동조합'는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잔불 정리도 제대로 되지 않은 현장에 구조대를 무리하게 투입한 참사"라며 "최소 20년 이상 현장경험 있는 책임자를 배치하고 현장 지휘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제출된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소방령 이상 고위직 간부후보생 367명의 화재진압이나 구조·구급 등 현장 경력은 평균 10개월 남짓인 것으로 전해졌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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