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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자치분권 2.0시대, 알맹이가 없다

재정분권 목표에 한참 미달
메가시티로 돌파구 뚫어야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제1회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했다. 전국 16개 시·도지사와 국무총리, 관계부처 장관이 한자리에 모였다. 문 대통령은 자치분권 2.0 시대의 개막을 선언하면서 "제2 국무회의 성격을 갖는 중앙지방협력회의가 공식 출범하게 된 것은 매우 역사적인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실 문 정부는 자치분권에 남다른 공을 기울였다. 출범 첫해인 2017년 10월 자치분권 로드맵을 내놨고, 재정분권도 1·2단계로 나눠서 추진 중이다. 비록 지방분권형 개헌은 무산됐으나 지방자치법을 32년 만에 전면 손질했고, 중앙지방협력회의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이들 법은 13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틀만 보면 자치분권 2.0 시대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자치분권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인구를 보면 안다. 전체 인구에서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50%를 넘어섰다. 지방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도 두드러진다. 역대 정부마다 지역 균형발전을 외쳤다. 그 통에 공공기관들은 울며겨자먹기로 본사를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옮겼다. 정부 부처는 대부분 세종으로 이전을 마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선호도는 누그러들 기미가 없다. 이는 공기업 분산과 같은 강제이전 방식이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진정한 자치분권을 위해 두 가지를 제안한다. 먼저 메가시티 구축에 가일층 힘을 쏟기 바란다. 부산·울산·경남 3곳을 통으로 묶는 동남권 메가시티를 구축하는 게 1차 과제다. 초광역 경제권 형성이 성공의 열쇠다. 그래야 저절로 사람이 모인다. 부·울·경에 이어 대구·경북, 광주·전남, 충청권에서도 메가시티가 나올 수 있다. 정부는 2017년 로드맵에서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을 목표로 삼았다. 지금이야말로 그 각오를 실천에 옮길 때다.

두 번째는 재정분권 확대다. 재정, 곧 돈은 진정한 지방자치의 출발점이다. 역시 5년 전 로드맵에서 정부는 "현재 8대 2인 국세와 지방세 비중을 7대 3을 거쳐 6대 4로 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실은 목표를 훨씬 밑돈다. 지난해 8월 행정안전부가 내놓은 '2단계 재정분권 세부 추진방안 및 지방재정 혁신방안'에 따르면 지방세 비중은 2020년 26.3%에서 2022년 27.4%로 조금 오르는 데 그친다. 문 대통령은 "재정분권도 강화하고 있다"면서 "지방소비세율을 10%포인트 인상해 지방세 8조5000억원이 확충되었다"고 말했다. 국세인 부가가치세에서 일부를 떼는 지방소비세율이 11%에서 21%로 높아진 것은 맞다. 그러나 이 정도론 재정분권을 입에 담기가 민망하다.

서울공화국에 이어 수도권공화국 소리가 나올 판이다. 경제·교육·의료·문화 등 삶의 전 분야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지방을 살찌우는 자치분권 확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미흡하나마 문 정부는 자치분권의 틀을 다시 잡았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차기 정부가 그 속을 알차게 채워나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