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진중권 "위문편지 문화는 일제 잔재…난 '아저씨의 명복 빈다'고 썼다"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14 05:00

수정 2022.01.14 04:59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6월20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산학협력관 1층 아담스 키친에서 열린 희망22 동행포럼 창립총회에서 ‘보수정치의 진정한 변화’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1.11.15. lmy@newsis.com /사진=뉴시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6월20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산학협력관 1층 아담스 키친에서 열린 희망22 동행포럼 창립총회에서 ‘보수정치의 진정한 변화’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1.11.15. lmy@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 재학생이 군군 장병을 조롱하는 내용의 위문편지를 보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위문편지는 일재의 잔재"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13일 페이스북에 "그때 국가에서 강제로 전선의 황군에게 위문대와 위문편지를 보내게 했다. 그 문화가 아직 남아 있었다니 놀랍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그건 그렇고, 국민학교 시절에 학교에서 국군장병들에게 보낼 위문편지를 쓰라고 해서 억지로 썼는데, 그걸 보고 누나들이 배꼽을 잡고 웃더라"고 했다.
이어 "전방에 계신 파월장병 아저씨. (중략) 끝으로 아저씨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자신이 쓴 위문편지의 내용을 밝혔다.

진 전 교수의 이러한 글을 두고 한 네티즌과 설전을 벌였다. 해당 네티즌은 "정신차려라. 사람 목숨 왔다 갔다 하는 곳에 있는 군인한테 명복 드립친 게 뭘 자랑이라고 공개된 곳에 올리냐"는 댓글을 달았다. 이에 진 전 교수는 "너 아프냐. 너 군대 몇달 있었냐. 여자들 앞에서나 군대 갔다 왔다고 자랑하고 다니냐. 어디서 깡패 질이야"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이 네티즌은 "미필이고, 다음주에 현역 입대한다. 훈련소에서 총기 수류탄 사고 터져서 젊은 시절에 목숨 잃은 사람 분명히 없지 않은 거 아실텐데, 이게 재미있냐"고 답했다. 진 전 교수는 다시 "미필이냐. 어이가 없네. 너 수류탄 맞은 애 봤냐. 보지도 못한 주제에 추상적으로 잔뜩 부풀려 거짓말 푸는데. 넌 규정 잘 지켜서 얌전히 복무하고 건강한 몸으로 돌아와. 옛날에 비하면 보이스카웃 캠핑이야. 이게 다 나같은 선배들이 이 나라를 지켜서 그 덕에 경제가 발전하고 민주화도 이루어져서 병영문화가 좋아진 거다. 그러니까 우리한테 감사해라"고 했다.

논란이 된 위문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뉴스1 /사진=뉴스1
논란이 된 위문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뉴스1 /사진=뉴스1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친구가 올려달라 해서 올린다'며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군인에게 보낸 위문편지가 공개됐다. 위문편지를 보낸 학생은 장병에게 "추운 날씨에 나라를 위해 힘써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군 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 앞으로 인생에 이런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 아닐까요?"라며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라고 덧붙여 군 장병을 조롱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해당 편지는 학교에서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문편지를 두고 논란이 커지가 해당 학교 측은 12일 밤 학교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게시했다. 학교는 “1961년부터 위문편지 행사를 해 왔다며 "젊은 시절의 소중한 시간을 조국의 안전을 위해 희생하는 국군 장병들께 감사하고 통일과 안보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식할 수 있는 의미있는 교육활동으로 삼고 있다"고 위문편지 쓰기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2021학년도 위문편지 중 일부의 부적절한 표현으로 인해 행사의 본래 취지와 의미가 심하게 왜곡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자고등학교에서 강요하는 위문 편지 금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게시되었다. 13일 오후 10시 30분 기준 이 청원글은 11만2129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는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게시글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도록 되어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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