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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또 오른 금리, 이자 부담에 서민 허리 휠라

[fn사설] 또 오른 금리, 이자 부담에 서민 허리 휠라
물가가 불안한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은 1.25%로 올렸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기준금리가 또 올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은 1.25%로 올렸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부터 세차례에 걸쳐 모두 0.75%포인트 올랐다. 나아가 이주열 한은 총재는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금리를 올렸지만 지금도 실물경제 상황에 비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기준금리를 추가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가 인상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 총재가 매파적 금리인상 공세를 펴는 가장 큰 이유는 물가 때문이다. 한은은 물가안정에서 존재 이유를 찾는다. 물가가 뛰면 특히 서민이 힘들다. 잇단 금리인상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 총재는 "작년 물가상승률이 2.5%였는데, 올해는 작년 수준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만 물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아니다. 미국도 물가 때문에 긴축으로 돌아설 움직임을 보인다.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에 비해 7% 급등했다. 무려 40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은 시중 유동성을 줄이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이어 조만간 연방기금금리에도 손을 댈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은 부동산 시장 안정에도 긍정적이다. 지난달 국토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집값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뒤집어 말하면 금리인상은 집값을 끌어내리는 효과도 탁월하다는 뜻이다. 마침 한국부동산원은 14일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179.9로 전월비 0.79% 하락했다고 말했다. 지난 몇개월 새 집값은 눈에 띄게 안정 또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는 한은이 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선 시기와 대체로 일치한다.

그러나 금리인상이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빚쟁이들에게 금리인상은 그 자체로 공포다.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시한폭탄이다. 지난해 9월 기준 가계빚은 약 1845조원에 이른다. 시중금리가 딱 0.75%포인트만큼만 올라도 추가 이자부담이 10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코로나 방역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도 금리 인상이 반갑지 않긴 마찬가지다.

금리인상은 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정부는 내년 성장률을 3.1%로 예상했다. 이를 두고 장밋빛 전망이란 비판이 나왔다. 이 마당에 금리마저 자꾸 오르면 성장률 달성 가능성은 점점 떨어진다.

물가와 부동산만 보면 금리인상은 올바른 방향이다. 이주열 총재의 적극적인 선제 대응도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금리는 경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뜩이나 힘든 서민이 이자 때문에 허리가 휘지는 않는지, 겨우 살아난 경기 회복세가 뚝 꺾이는 건 아닌지 한은과 이 총재가 잘 살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