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다시 시행되는 카페 일회용품 규제…"환경보호" vs "현장불편"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16 15:12

수정 2022.01.16 15:12

4월 1일부터 카페 등 매장 내 일회용품 금지
4월부터 카페 등 식품접객업 매장 내에서 1회용 플라스틱 컵을 비롯한 1회용품 사용이 금지된다. 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1회용품 사용규제 제외대상'을 개정해 지난 6일 고시했다. /사진=뉴스1
4월부터 카페 등 식품접객업 매장 내에서 1회용 플라스틱 컵을 비롯한 1회용품 사용이 금지된다. 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1회용품 사용규제 제외대상'을 개정해 지난 6일 고시했다. /사진=뉴스1

카페 내 일회용 컵 사용을 다시 금지하는 정부 방침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증가하는 일회용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규제라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해당 조치로 인한 고객 민원과 비용 증가가 크다는 업주들의 불만도 있었다.


■코로나로 증가한 일회용품…"규제 필요해"
16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일회용품 사용규제 제외 대상'을 개정해 지난 6일 고시했다. 이번 조처로 오는 4월 1일부터 카페 등 식품접객업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이 금지되고, 11월 24일부터는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막대도 쓸 수 없게 된다.

카페 내 일회용 컵 사용은 지난 2018년 8월에도 금지된 바 있다. 하지만 2020년 초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식품접객업종 내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해왔다. 불특정 다수의 다회용 컵 사용으로 인한 코로나19 전파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일회용품 규제를 다시 강화하고 나선 이유는 플라스틱 처리량 증가와 관계가 깊다. 환경부가 최근 밝힌 2020년 지자체 공공선별장 기준에 따르면, 플라스틱류 처리량은 전년 대비 19% 늘었다. 종이류는 25% 증가했고, 발포수지류와 비닐류도 각각 14%, 9% 늘었다.

일회용품 관련 조치로 인한 효과는 이미 한차례 증명된 바 있다. 환경부가 코로나 이전인 2018년 6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을 대상으로 '일회용품 줄이기' 협약을 진행한 결과, 매장 내 일회용 컵 수거량은 2018년 7월 206t에서, 2019년 4월 58t 72% 감소했다.

일회용품 금지에 찬성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5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신모씨(32)는 "코로나19 이후 배달 등으로 일회용품 사용량이 너무 늘었다"며 "카페 내에선 머그잔을 사용하면 되고, 조금씩만 신경쓰면 일회용품을 확 줄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서울 구로구 구로자원순환센터에서 직원들이 일회용 플라스틱 컵 등을 분리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5일 서울 구로구 구로자원순환센터에서 직원들이 일회용 플라스틱 컵 등을 분리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일회용잔 달라는 고객 민원…머그잔 설거지도 노동력"

다만 매장 내 일회용품 규제에 불만을 갖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대평 커피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머그컵을 제안해도 일회용 컵을 고집하는 고객이 있고 이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기 때문에 현장 직원들의 고충이 생긴다"라며 "일회용컵 관련 규제가 자꾸 바뀌다 보니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점이 있는 듯하다"고 토로했다.

머그컵 사용으로 비용과 인력부담이 증가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32)는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여전한데 머그잔까지 새로 사려면 비용이 적지 않게 든다"며 "손님이 사용한 컵을 일일이 씻어야 하는데 이것도 다 노동력이고 돈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명동 인근 카페에서 아르바이하는 양모씨(34)는 "코로나19 때문에 머그잔 사용을 꺼려하는 손님이 꽤 있다"라며 "머그잔으로 바꾸고 나면 고객 불안이 더 커질 거 같아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머그잔 사용과 관련해 감염병 전문가들은 관리만 잘된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시기적 적절성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교수는 "열탕소독 등 위생적으로 관리만 잘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개중에는 소독을 제대로 안 하는 사례도 있지 않겠나"면서 "오미크론으로 인한 코로나 확산이 심한데 굳이 이 시기였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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