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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습격에 공급망도 불안… 美·中 성장률 줄악재에 ‘발목’ [G2 침울한 경제전망]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17 17:56

수정 2022.01.17 19:12

中 작년 4분기 고작 4% 성장
금리 인하 돈풀어 경기부양 시도
부동산·IT 등 규제 고질병 드러나
美 올 1분기 3% 성장 그칠듯
일손 부족에 시간당 임금 4.9% ↑
공급망 불안 올 2분기까지는 지속

오미크론 습격에 공급망도 불안… 美·中 성장률 줄악재에 ‘발목’ [G2 침울한 경제전망]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서울=정지우 특파원 박종원 기자】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세계 경제의 양대축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코로나19를 극복한 줄 알았던 중국 경제는 지난해 계속되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부동산 시장 충격, 공급망 병목 혼란, 규제 강화 등으로 예상 밖의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중국과 세계 경제를 양분하는 미국 역시 올해 오미크론과 공급망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성장률 전망을 하향했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114조3670억위안(약 2경1454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대비 8.1%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중국이 지난해 3월 양회 때 제시했던 6%를 대폭 넘어서는 수치다.
시장전망치 8.0~8.1%와 비슷하다. 하지만 지난해 4·4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4%로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2020년 2·4분기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낮았다.

■중국, 경기부양 위해 금리인하

경기둔화를 우려한 중국 정부는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성장보다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올해 3~4차례 금리인상에 나서는 것과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금리를 기존 2.95%에서 2.85%로 0.1%p 인하했다고 밝혔다.

MLF 금리 인하는 2020년 4월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이다. MLF는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자금을 공급해 유동성과 금리를 조절하는 정책수단이다. MLF 금리가 낮아지면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대출해주기 위한 자금의 원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인민은행은 MLF 금리 조절을 통해 사실상 기준금리 성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조절할 수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에도 지급준비율과 LPR을 한 차례씩 하향 조정했다. 오는 20일에도 LPR 추가 인하가 예상된다.

중국 경기둔화의 원인으로 부동산 및 IT산업 규제가 손꼽히고 있다. 전부터 부동산 업계의 과도한 부채를 문제 삼았던 중국 정부는 지난해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면서 하반기 헝다그룹 등 주요 부동산 기업들을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로 몰아넣었다. 부동산 시장의 혼란은 중국에서 부동산이 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만큼 경제 전체의 혼란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주요 IT기업들도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부딪혀 사업을 키우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가 다시 번지고 있다. 현지 기업들은 중국 정부가 '무관용' 방역정책을 내세우며 전수조사와 도시 봉쇄를 개시하자 일할 사람을 구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렇듯 공장과 항만이 멈춰서자 중간재를 구하지 못한 소비재기업들이 공급망 문제로 함께 멈췄다.

중국 소비자들은 잇따른 악재로 경기침체가 우려되자 지갑을 닫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1.7% 증가에 그쳤다. 시장 전망치 3.7%와 전월 3.9%에 견줘 급감했다. 2020년 8월 이후 최저치다. 소매판매액을 포함한 소비지출은 2021년 3·4분기 기준 중국 GDP 기여율이 64.8%에 달한다.

■바다 건너 미국 성장률도 하향

우울한 경제전망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기업, 학계, 금융 분야 경제전문가 69명을 대상으로 지난 7~11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1·4분기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가 3%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치(4.2%)보다 1.2%p 내려간 숫자다. 올해 연간 GDP 성장률은 3.3%로 지난해 10월 전망치(3.6%)보다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장 둔화의 원인으로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공급망 혼란과 소비지출 감소, 물가 및 임금 상승을 꼽았다. 응답자들은 오미크론 확산 때문에 노동자 확보가 어려워져 올해 6월까지 시간당 평균임금이 4.9%, 12월까지 4.7% 오른다고 내다봤다.

동시에 올 연말 기준 연 4.5%, 내년은 연 4% 인상을 각각 예상했다. 지난달 40년 만에 최고치(7%)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올 6월 5%, 연말 3.1% 등 점진적으로 폭이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이는 지난해 10월 조사에서 예측한 올 6월 3.4%, 올 연말 2.6% 전망치보다는 높다. 응답자 절반 이상은 공급망 불안이 최소 올해 2·4분기까지 지속된다고 예상했다.
약 3분의 1은 내년 또는 그 이상까지 계속된다고 내다봤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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