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치인트' 빠진 작가 지망생, 드라마틱 성공기…대회탈락이 '역전의 기회'

뉴스1

입력 2022.01.22 06:00

수정 2022.01.22 06:00

네이버웹툰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 소개 영상(유튜브 캡처)© 뉴스1
네이버웹툰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 소개 영상(유튜브 캡처)© 뉴스1


네이버웹툰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 작가 '삼'(네이버웹툰 제공)© 뉴스1
네이버웹툰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 작가 '삼'(네이버웹툰 제공)© 뉴스1


네이버웹툰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 영어 서비스 홈페이지(웹사이트 캡처)© 뉴스1
네이버웹툰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 영어 서비스 홈페이지(웹사이트 캡처)© 뉴스1


단행본으로 출간 된 '하루만 내가 되고 싶어'(네이버웹툰 제공)© 뉴스1
단행본으로 출간 된 '하루만 내가 되고 싶어'(네이버웹툰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단 하나의 러브콜도 받지 못한 2018년과, 모든 연재처에서 연락을 받은 2019년의 차이는 제가 봐도 드라마틱하네요."

인기 웹툰 '치즈인더트랩'을 챙겨보던 작가 지망생이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는 글로벌 웹툰 작가로 성장하기까지는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네이버웹툰에서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를 연재 중인 작가 '삼'은 네이버웹툰의 신인 작가 발굴·육성 프로그램과 함께 성장한 대표 작가다.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는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와 화려한 그림체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 인기에 힘입어 작품 공개 1년 만에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9개국 언어로 번역돼 네이버웹툰이 서비스하는 모든 국가에서 연재 중이다. 그만큼 세계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아마추어 작가에서 글로벌 작가로 발돋움하기까지,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의 작가 '삼'의 이야기를 서면 인터뷰로 들어봤다.

◇ 역전의 기회가 된 대회 탈락…'베스트도전'을 노리다

그는 여느 아이들처럼 만화와 함께 자랐다. 그 당시 인기였던 '슈가슈가룬'과 '달빛천사'를 만화책으로 읽으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자신이 읽었던 만화나 소설 등을 되짚어 보며 자신의 '취향'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 수 있도록 실력을 갈고닦았다.

2018년에 작품 '청희록'으로 '네이버웹툰 최강자전'에 참가해 16강까지 올랐지만 아쉽게도 인연은 거기까지였다. 그는 독자들이 댓글로 남겨 준 피드백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갔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일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다.

그는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로 이듬해 같은 대회에 다시 참가했다. 로맨스판타지장르였던 작품은 당시 네이버웹툰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장르로 독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독자들 사이에서는 로맨스판타지 장르에 대한 수요가 있었어요. 시장에서 원하지 않을까 싶었죠. 그렇다면 제가 그 시작점에 서고 싶다는 생각에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를 선보였어요."

결승 진출도 노려볼만한 예선 성적이었지만, 그는 16강에서 작품을 수정하다가 제출 시간을 넘기고 말았다. 결국 기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 대신 기권 당일, 네이버 도전만화에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를 바로 공개했다.

"당시에는 작품을 기다렸을 독자님들께 죄송한 마음에 내린 결정이었어요. 돌이켜보니 도전만화로 독자님들을 유입시킬 수 있었던 계기가 됐네요."

최강자전에서 이미 팬덤을 확보했던 작품은 입소문을 탔고 웹툰 작가 데뷔 바로 직전 단계인 '베스트도전'까지 올랐다. 네이버웹툰은 팬덤이 두터운 그에게 정식 연재를 먼저 제안했다. 대회에서는 탈락했지만 참가했던 작가들 중에서 가장 빠른 데뷔였다.

◇ 준비된 해외 진출…글로벌 팬 확보 이끌어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는 국내 연재가 시작되기 전부터 인도네시아와 태국 출시가 결정됐다.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그는 데뷔 2주 만에 인도네시아 연재를 시작하며 '글로벌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태국, 대만, 중국, 일본, 프랑스 등 다른 나라에서의 출시도 잇따랐다. 해외 연재에는 무엇보다 네이버웹툰의 도움이 컸다.

"해외 연재가 정해지면 국가마다 있는 담당자님과 이야기를 나눠요. 해당 국가에서 제 작품이 어떻게 번안될지 안내해주세요. 대만에서는 '악녀의 변신'이라는 제목을 권유해주셨는데 굉장히 직관적이고 재밌어서 기억에 남아요."

네이버웹툰은 번역과 현지화 전략, 홍보 등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의 해외 진출을 도왔다. 작품은 북미·남미·유럽의 웹툰(WEBTOON), 동남아의 라인웹툰(LINE WEBTOON) 플랫폼을 통해 대행사나 연재처에 구애받지 않고 바로 연재될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와 북미 독자님이 DM(인스타그램 메시지)을 많이 주세요. 요즘은 일본에서 보내주시는 빈도도 늘었고요. 연재 초반보다 점점 메시지가 늘어서 세계에서 많은 분들이 제 작품을 읽어주고 계신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어요."

철저히 준비된 해외 진출로 그는 해외 팬들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를 관심 작품으로 등록한 해외 이용자 수는 영어 서비스 140만명, 태국어 서비스 45만명, 스페인어 서비스 40만명에 이를 정도다.

◇ 웹툰을 벗어난 IP 확장…"늘 새롭고 떨려"

"새로운 독자님들을 만나는 건 늘 새롭고 가슴 떨리는 일이에요."

최근에는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의 단행본 3권과 4권이 출간됐다. 굿즈와 오디오웹툰 제작을 위한 크라우드펀딩이 진행되기도 했다. 특히 오디오웹툰은 목표 금액의 8배를 넘어서는 인기를 보여줬다.

그는 "웹툰 밖에서 새로운 독자님들을 만나는 건 늘 새롭고 가슴 떨리는 일"이라고 말한다. 더 이상 서점에서 책을 사는 독자가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쓰는 작가로서 느끼는 감회다.

작품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사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원고에 집중해야 하는 작가가 혼자서 관련 사업을 모두 기획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네이버웹툰은 작가가 작품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도와주고 있다.

"하나의 작품을 더 많은 독자님이 읽으실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안해주세요. 최근 담당자님들로부터 받은 메일을 세어 보니 한 주에만 27개가 왔더라고요. 토크쇼, 오디오웹툰, 단행본과 관련된 이야기들이에요."

작가와 네이버웹툰 사이에는 '사업 확장보다 원고 마감이 더 중요하다'라는 인식이 함께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측이 아무리 좋은 사업 아이템을 먼저 제시하더라도 선택은 작가에게 달려 있다.

◇ 기부로 이어진 성공…지망생들에게는 "일단 해보세요!"

그의 필명 '삼'은 탄생목인 삼나무에서 따왔다. 삼나무는 '그대를 위해 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그는 크고 작은 기부 활동을 통해 자신의 뜻을 실현하고 있다. 그는 "약한 생명을 위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한다. 이 다짐을 잊지 않기 위해 필명을 '삼'으로 지었다는 그의 말에 진정성이 느껴졌다.

"과거의 저는 800원이 간절해서 여름날 자판기 음료수도 포기했어요. 그러다 보니 같은 금액이라도 더욱 가치 있는 곳에 쓰였으면 하는 마음에 기부를 반복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선행을 할 수 있도록 지금의 환경을 만들어주신 모든 분께, 특히 독자님들께 감사합니다.
"

그는 웹툰 작가 지망생들에게 '일단 도전해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네이버웹툰이 플랫폼으로서 가진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보라는 조언이다.


"작가와 지망생은 고작 한 계단 차이인데 태산처럼 느껴지죠. 쉽진 않겠지만 저는 일단 시도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충분한 재능을 지닌 분들이 지레 포기하시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거든요. 내가 그리고 싶은 만화가 무엇인지, 그 만화가 가장 빛날 곳은 어디일지 전략적으로 공략하면 확신을 얻을 거예요. 네이버웹툰에서 만나 뵙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