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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슈퍼버블' 더 추락한다"

[파이낸셜뉴스]
GMO 공동창업자 겸 최고투자전략가(CIS)인 제러미 그랜텀이 2009년 10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페이스대에서 금융혁신에 관해 강연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GMO 공동창업자 겸 최고투자전략가(CIS)인 제러미 그랜텀이 2009년 10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페이스대에서 금융혁신에 관해 강연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주식시장이 새 해 들어 급락세를 타는 가운데 주가 하락세 끝은 아직 멀었다고 유명 펀드매니저가 경고했다.

지금 주식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로금리로 촉발된 '슈퍼버블' 상태에 있어 아직 앞으로도 40% 넘게 더 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슈퍼버블을 경고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GMO 공동창업자 겸 최고투자전략가(CIS)인 제러미 그랜텀이다.

"우리 모두 행운 간절해"
1977년부터 헤지펀드 GMO의 투자를 이끌고 있는 그랜텀은 2000년 닷컴거품 붕괴, 2008년 세계금융위기 등을 모두 예견한 노련한 투자자로 시장 영향력이 높다.

그는 올들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12% 폭락하고, 시장 수익률 기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7% 급락했지만 이같은 하락세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나스닥지수는 이미 전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해 조정장에 진입한 상태다.

21일(이하 현지시간)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그랜텀은 "거친 소동이 시작되도록 하자"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주식시장이 '슈퍼버블' 한 가운데 있어 지금의 하락세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경고했다.

그랜텀은 투자자들에게 "행운을 빈다! 우리 모두 행운이 꼭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이 3번째 주식 슈퍼버블
그랜텀에 따르면 미 주식시장에는 이전에도 2차례 슈퍼버블이 있었다.

대공황을 촉발한 1929년의 주가 폭락, 2000년 닷컴거품 붕괴로 이어진 슈퍼버블이다.

그는 주식시장 슈퍼버블 외에도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촉발한 2006년의 미 주택시장 슈퍼버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계기가 된 1989년 일본 주식 슈퍼버블, 주택시장 슈퍼버블 등이 지난 100년간 세계 경제에 몰아닥친 5개 슈퍼버블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랜텀은 "이들 5개 슈퍼버블들은 평상시보다 훨씬 더 크고, 긴 고통을 주는 방식으로 조정이 진행됐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에도 슈퍼버블 경고
그랜텀의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월과 9월에도 슈퍼버블을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귀 기울이지 않았다.

그는 주식시장이 광범위한 하락에 직면했다는 사실은 많은 투자자들이 믿고 싶어하지 않는다면서 이는 거품의 특징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랜텀은 "버블, 특히 지금 같은 슈퍼버블 상황은 평생 한 번 경험해 볼까 말까한 짜릿한 금융 경험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연준이 2020년 3월 팬데믹 충격 완화를 위해 제로금리 정책을 도입한 것이 지금의 슈퍼버블을 촉발했다면서 올해 금리인상으로 돌아서면서 슈퍼버블도 함께 꺼질 것으로 예상했다.

거품 붕괴, 경제 충격 후폭풍 예고
그는 거품이 형성되면 사람들은 자신의 부를 실제보다 부풀려 보기 시작하고, 이로 인해 씀씀이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자산효과로 경제가 동반 성장하는 것이다.

그랜텀은 이어 거품이 꺼진다는 것은 지출이 급속하게 줄어들면서 경제에도 충격이 미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랜텀은 거품을 허용하는 것은 나쁜 경제정책이라고 말해 연준의 잘못된 판단이 경제를 망치고 있다는 뉘앙스도 풍겼다.

그의 비관 전망은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도 일부 동의하는 예상이다.

그랜텀이 전망하는 것 같은 정도로 진행되지는 않겠지만 거품이 꺼질 가능성이 높다는데는 대부분 전문가들이 동의한다.

ACM펀즈의 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조던 칸은 오랜 기간의 제로금리로 인해 거의 모든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는 시기를 거쳤다면서 이로 인한 말도 안되는 주가 고공행진이 뒤따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주식시장이 1999년 닷컴거품 이후 가장 높은 거품 상태를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랜텀이 전망하는 것처럼 주식시장 전반이 붕괴하지는 않을 것으로 칸은 예상했다.

대신 그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일부 기술주, 투기적 성격이 강한 종목들이 붕괴하고, 나머지 종목들은 조정을 받는 형태의 주식시장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