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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이사건] '코로나 참극' 46년간 돌본 장애 자녀 살해한 엄마, 징역 4년

© News1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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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죽자.” 장애를 가진 딸이 죽음의 의미도 알지 못한 채 던진 한 마디에 그간 정성껏 보살펴왔던 엄마 A씨의 46년은 한 순간에 무너졌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제6형사부(류승우 부장판사)는 지난달 지체 및 시각장애를 앓는 딸 B씨를 살해해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B씨를 낳은 후 46년간 그림자처럼 그를 보살펴왔다. 재활원에 다니기 시작한 B씨가 적응을 하지 못해 돌발행동 등을 보이자 엄마 A씨는 21년간 매일 B씨를 데리고 다니며 B씨가 재활원 생활에 적응할 수 있게끔 도왔다.

B씨는 지난 2015년 취업에 성공했지만 눈이 보이지 않아 업무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B씨의 일은 대부분 오롯이 A씨의 몫이 되기도 했다.

모녀에게 불행이 닥치기 시작한 건 2020년. 코로나19로 회사 상황이 악화돼 회사에 나갈 수 없게 됐고 A씨는 집안에서 딸을 24시간 동안 돌봐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은 앓고 있던 우울증은 증세가 심해졌고 식욕 저하, 불면 등 증상이 악화 돼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사건 당일이던 2020년 7월, '죽는다'는 의미를 알지 못하던 B씨가 "죽자"는 말을 내뱉었다. 당시 고도의 우울증을 앓고 있던 A씨는 이 같은 딸의 말을 듣고 딸을 살해한 후 자신도 극단선택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딸을 살해한 A씨는 처방 받았던 우울증 약과 수면제를 한꺼번에 입에 털어 넣었지만 끝내 실패했다.

사건 이후 모녀의 가족들은 A씨에게 전적으로 부양을 맡긴 것에 대해 스스로를 탓하며 A씨에 대한 선처를 재판부에 간곡히 호소했다.

재판부는 B씨의 장애로 A씨를 비롯한 가족들이 겪었을 어려움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실형 선고를 통해 A씨의 범행을 속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자녀가 신체장애 또는 정신장애를 가졌더라도 그 때문에 부모가 자신 또는 자녀의 처지를 비관해 자녀의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고 오히려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를 상대로 한 것이어서 비난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가 장애를 갖고 있어 객관적으로 순탄하지 못한 삶을 살아왔을 것이 예상되고 그로 인해 피고를 포함한 가족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