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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지는 장선 거꾸로”···연초 수익률 명단 휩쓴 인버스 ETF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4 14:36

수정 2022.01.24 14:36

이달 수익률 Top10 중 6개 차지
코스피, 코스닥지수 각각 4.8%, 8.8%↓
S&P500, 나스닥도 5.94%, 9.52%씩 빠져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0.53포인트(0.37%) 내린 2823.76에 거래를 시작한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72포인트(0.82%) 내린 935.13,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5원 내린 1193.5원에 개장했다. / 사진=뉴시스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0.53포인트(0.37%) 내린 2823.76에 거래를 시작한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72포인트(0.82%) 내린 935.13,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5원 내린 1193.5원에 개장했다.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시작부터 국내 및 미국 증시가 꺾이면서 이를 역으로 따르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성과가 빛을 발하고 있다. 다만 증시 하강 국면에서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써 효과적이나 향후 증시 반등 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분산투자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21일까지 수익률 기준 국내 상장 ETF 상위 10개 중 6개 자리를 인버스 상품이 차지하고 있다.

‘KODEX코스닥150선물인버스’와 ‘KOSEF코스닥150선물인버스’가 이 기간 각각 11.80%의 성과를 달성하며 나란히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TIGER코스닥150선물인버스(11.73%), ARIRANG코스닥150선물인버스(11.56%), KODEX미국나스닥100선물인버스(11.39%), KBSTAR코스닥150선물인버스(11.37%) 등이 뒤를 이었다.

코스피200선물(F-KOSPI200) 지수를 마이너스(-) 2배로 추종하는 5개 상품의 평균 수익률도 9.89%를 가리키고 있다.

이는 연초부터 증시가 지지부진했던 영향이 크다. 지난달까지 ‘천스닥’을 지켰던 코스닥지수는 올해 내리막길을 걷더니 이달 들어서만 8.8%가 빠졌다. 2900선을 가까스로 지켜왔던 코스피도 지난 17일 2800선으로 주저앉더니 이날 2700대로 떨어졌다.

인플레이션 대응 차원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올리며 돈줄을 더 죌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상장을 앞둔 LG에너지솔루션이 자금을 빨아들이며 대형주 중심으로 시가총액 비중 축소가 예상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하락은 연 6~7회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연준의 매파적 긴축 우려에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타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된 영향이 크다”며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수급 불안이 이어진 점도 이 같은 하락세를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증시에서도 하락세에 배팅한 상품들이 큰 수익을 내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20일(현지시간)까지 각각 5.94%, 9.52%씩 하락했다. 이에 S&P500지수와 역방향으로 3배만큼 움직이는 프로셰어스울트라프로숏S&P500(티커 SPXU)은 이 기간 18.8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를 반대로 각각 1배, 2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스숏 QQQ(PSQ), 프로셰어스울트라숏 QQQ(QID) 역시 같은 기간 수익률 14.35%, 19.62%를 달성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미국채 10년물 금리 급등,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러시아와의 힘겨루기가 미국 증시의 과도한 하락을 이끌었다”며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 우려 및 지난 4·4분기 일부 기업 실적의 부진 등도 투자 기대감을 저해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오는 25~26일(현지시간)로 예정된 FOMC 회의를 기점으로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되면 증시가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국내외 증시가 안 좋은 상황에선 인버스 ETF가 큰 힘이 되나 상승 국면에선 나홀로 손해를 볼 수 있어 무분별한 투자는 지양된다”고 당부했다.

채현기 연구원은 “핵심 경제 모멘텀은 견조한 가운데 향후 공개될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부진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국내 금리 급등 등 경제지표 저조 등에 따라 최근 기술주 하락이 지속되고 있으나 실적 시즌 본격 돌입 시 주가가 방향성을 잡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경기 모멘텀이 크게 둔화되진 않을 것”이라며 “코스피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에서는 추가 급락보단 반등 시도에 나설 전망”이라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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